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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탄생 100주년 맞은 문인들

 

올해는 유난히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위대한 이름을 우리에게 각인시키는 문인들이 많다. ‘무녀도’와 ‘등신불’로 유명한 소설가 김동리(1913~1995), 평론가 김동석(1913~?), 시인 김현승(1913~1975), 시조 시인 이태극(1913~2003), 시인 양명문(1913~1985), 시인이자 작사가 조명암(1913~1993), 소설가 박계주(1913~1966) 등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들이다.

한국에서 근대문학이 태동하기 전에 태어난 1913년생 문인들은 우리말로 창작할 수 없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서 우리의 언어와 민족의식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서로 다른 이념을 놓고 갈등해야 했다. 김동리와 김동석은 해방 후 순수문학논쟁을 벌였다. 북으로 간 김동석, 조명암과 남으로 간 양명문 등은 첨예한 좌우 대립을 벌이긴 했지만, 그런 가운데 대립을 넘어 진정성 있는 세계관을 전개했다.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와 ‘등신불’은 필자가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공부했던 소설이지만 오래도록 그 감동은 더하다. 그는 순수문학과 신인간주의의 문학사상으로 일관해왔다. 고유의 토속성과 외래사상의 대립을 통해 인간성의 문제를 그렸고, 6·25전쟁 이후에는 인간과 이념의 갈등에 주안을 두었다. 작품으로 <화랑의 후예>, <무녀도>, <역마>, <황토기>, <등신불> 등이 있으며, 예술원상 및 3·1문화상 등을 받았다.

‘가을의 기도’와 ‘눈물’ 등 김현승 시인의 시도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김현승 시인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정신과 인간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내용을 시로 형상화하여 독특한 시세계를 이루었다. 그가 추구하는 이미지들의 특징은 가을의 이미지로 많이 나타나는데, 그가 표현한 시적 방법의 특징은 절제된 언어를 통하여 추상적 관념을 사물화(事物化)하거나, 구체적 사물을 관념화했다. 김현승 시인은 조선대학교 교수(1951∼1959), 숭전대학교수(1960∼1975),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1970) 등을 역임하였고, 1955년 제1회 전라남도문화상을, 1973년에는 서울시문화상을 받았다.

한국작가회의는 김동리와 김현승을 비롯해 시조시인 이태극, 평론가 김동석, 시인 양영문, 조명암, 소설가 박계주 등을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으로 선정해 ‘2013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열었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의 주제는 ‘겨레의 언어, 사유의 충돌’이다.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인 곽효환 시인은 “1910년 이전에 태어나 1920년대에 작품활동을 한 문인들은 지사적인 입장이 강했던 반면 1910년 이후에 태어나 1930년대에 활동한 문인들은 ‘나는 문인이다’라는 의식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좌우 구분 없이 문학적 잣대로만 문인들을 선정했다”면서 “외부적 요인으로 선택과 배제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념문학제에서는 1913년생 문인 7명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한국문학의 내일을 조망할 계획이다. 특히 ‘문학의 밤’, ‘김동리 문학그림전’ 등 한국문학의 문턱을 낮추고 일반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행사를 대거 준비했다.

얼마 전,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는 ‘우편향적 논리와 좌편향적 논리의 대립-김동리와 김동석의 순수문학 논쟁’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어 연희문학창작촌에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가들의 작품을 마임, 낭송, 노래, 무용 등의 공연으로 대중에 선보였다.

이번 가을에는 ‘문청들의 비상’, ‘이태극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도 9월에 열린다. 김현승의 딸, 양명문의 아들, 김동리의 아들은 부친을 회고하는 글을 계간 대산문화에 기고해 잘 알려지지 않은 문인들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여름시인학교 등 문학의 향기가 이곳저곳에 날리고 있다. 25회를 맞은 정지용문학상에 정희성 시인의 ‘그리운 나무’가 선정되었고, 2회에 접어든 박재삼 문학상에는 이상국 시인의 시집 ‘뿔을 적시며’가 선정됐고, 해남 고산문학상은 조오현 스님과 맹문재 시인이 수상하게 되어, 10월12일 해남군문화예술회관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이 작품들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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