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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쌀 돌연변이 육종과 생명공학 기술융합 미래

 

한국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술인 막걸리가 한류문화의 열풍으로 외국인들에게 알려지면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액이 증가하여 2012년 맥주 수출량의 50%에 이르렀다. 그 중 2009년 쌀 막걸리 수출액의 60%가 설갱이라는 벼 품종으로 만들어졌고, 이 설갱이는 술을 빚을 때 일반 쌀보다 30%가량 생산량이 더 많아 국순당의 백세주, 명작 상황버섯, 고시레 막걸리 등 7개 제품의 주정으로 활용되고 있다. 효자 벼 설갱이는 1991년 농진청 작물시험장에서 재배되던 일품벼에서 돌연변이 처리를 해 육성 과정을 거쳐 2001년 등록된 벼 품종으로, 일반적으로는 알려진 바가 적다. 또한 설갱이는 멥쌀이지만 겉모양이 뽀얗고 불투명해서 찹쌀처럼 보이며, 쌀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많은 성길 구조를 가져 성긴 틈 사이로 누룩균이 쌀에 잘 활착하고 번식이 왕성하여 향기와 맛이 좋은 양질의 술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쌀가루로도 적합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생산량도 단위면적(10a)당 527kg으로 많은 편으로 향후 새로운 고부가가치의 쌀 가공품 소재로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주식인 쌀 품종은 세계적 수준의 육종기술로 품질과 수량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에 도달하였다. 최근 육종 방향은 기후온난화에 따른 병충해 재해 복합 저항성, 생산 안정성, 생산비 절감, 기능성 성분 강화, 가공적합성 등을 위해 품종을 육성하고 있는 추세이다. 품종육종 기술은 전통적 교배, 돌연변이 선발 및 생명공학기술이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돌연변이를 이용한 육종은 생명공학기술과 접목되어 다양한 형질의 근본적 요인이 유전자로 귀결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그 예로 찰벼는 메벼의 아밀로스합성 유전자가 돌연변이 되어 기능을 상실함으로써 아밀로팩틴만 축적된 찰기가 높은 찹쌀이 되고, 우리가 먹는 흰쌀도 색소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진화해왔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 즉, 지금 주식인 쌀도 다양한 돌연변이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돌연변이 현상을 육종에 활용하기 위해 방사선 또는 화학물질을 처리하여 다양한 유전자에 변이를 유도하여 새로운 형질을 가진 신품종을 개발해 왔다. 대표적으로 식이섬유가 강화된 고아미 2, 주정용으로 계약재배 되는 설갱, 고혈압과 혈당 강하와 식감이 뛰어난 백진주, 필수아미노산과 밥맛이 좋은 하이아미, 초록색깔의 녹원찰 등 현재까지 20여 품종이 돌연변이 기술로 개발되었다. 교배육종 기술이 한계에 근접한 상황에서 돌연변이 육종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형질을 창출하는 핵심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멥쌀(이밀로스 20% 내외)과 찹쌀(0%)을 교배해도 중간찰이 육성되지 못하였는데 돌연변이 육종으로 아밀로스합성 유전자의 기능을 조금만 저하시켜 중간찰(10% 내외)인 설갱과 백진주를 육성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돌연변이 쌀 품종의 최근 개발 추세는 기능성물질인 필수아미노산, 식이섬유, 안토시아닌, 올리고당, 콜레스테롤의 저감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30년 만에 1인당 쌀 소비량이 반토막 나서 70kg 선이 붕괴되었다는 2012년 통계청의 보고는 식량안보 측면에서 실로 충격적인 내용이다. 밥보다 다른 먹거리의 다변화와 다이어트 열풍에서 쌀 소비량은 감소할 수 있지만 현재 주요 식량의 수입구조가 미국, 중국 등 특정국가에 편중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자국식량안보를 위한 수출 규제 및 곡물유통 제한 등 ‘식량의 무기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식량자주권을 높이기 위한 쌀 소비량의 증대 방안으로서 쌀 품종의 다변화 방법으로 돌연변이 육종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현재에는 돌연변이 품종이 쌀 생산에 제한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생산 안정성, 병충해 재해 저항성을 포함한 새로운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개발되어 교배육종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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