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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돌아온 서청원, 이젠 약속 이행이다

 

‘풍운의 정치인’ 서청원이 돌아왔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가 10·30 화성갑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현역 최다선인 7선 기록을 세우며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2008년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옥살이를 할 때만해도 재기가 불투명했던 그가 아닌가. 주위의 온갖 비난과 우려 속에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고 집권당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싶다”며 보선 출마의 변을 밝힌 바 있는 그는, 이번 선거에서 당당히 승리하며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고 정치 재개에 성공했다.

‘영원한 대표’, ‘친박 중의 친박’,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수식어들이다. 친박의 좌장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며 화려하게 귀환함에 따라 여의도 정치권도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대선을 거치며 입지를 강화한 김무성(5선) 의원이 독주 양상을 보이고 있는 당권 경쟁 등 여권 내부의 역학 구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서 의원의 재입성은 존재감을 잃고 있는 정치권과 새누리당에 새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서 의원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자신을 선택해 준 화성시민과의 약속 이행이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저의 모든 경험과 노력을 다 쏟아 부어 화성발전을 10년 앞당기고 화성에 은혜를 갚겠다”고 했다. 황우여 대표 역시 “최우선 공약인 신분당선 봉담~향남 연장에 대해 중앙당에서 예비타당성 추진 등 공약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봉담IC~팔탄 등 상습 정체 구간에 대한 도로 확장사업 예산도 적극 지원하고, 유니버설스튜디오 역시 꼼꼼히 챙겨보겠다”며 서 의원의 공약에 대해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화성시민 역시 ‘거물 정치인’의 약속을 믿고 그를 선택했지만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의 말 바꾸기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인에게 약속은 생명과도 같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이행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

중국 전국시대 한비자(韓非子)는 나무인형 만드는 방법을 통해 약속 이행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나무 인형을 깎을 때 코는 크게, 눈은 작게 시작해야 한다. 큰 코는 작게 할 수 있고, 작은 눈은 크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코는 크게 할 수 없으며, 큰 눈은 작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잡을 수 있어야 실패가 적은 법이고, 차선책이라도 내놓는 일은 결코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표를 얻기 위해 남발한 약속이라도 행할 수 있는 약속을 추려내 가다듬는 게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요, 도리다.

다행히 서청원 의원은 한국정치의 중심에서 몸을 던져가며 역사를 만들어 온 산증인으로서 상도동계 야당 투사시절부터 의리의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역감정에 깊이 찌든 한국 정치풍토에서 지역감정 없는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보수도, 진보도 없지만 이를 모두 아우르는 정치인이다. 그를 오랜 시간 지켜봐 온 중견언론인들조차 사람 냄새 나는 ‘괜찮은 정치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그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신세를 지면 반드시 갚아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를 향한 지역주민의 기대가 더욱 큰지도 모른다.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 서 의원이 2010년 12월24일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6월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오다 형 만료를 2개월가량 남기고 의정부교도소를 출옥하며 한 말이다. 이날 영하 15도의 매서운 날씨에도 3천여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했다고 한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지지자와 국민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었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우정과 신뢰를 다짐한 말이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 당선 후 “화성의 초선의원이 됐다”고 했다. 초선의 열정과 7선의 경륜으로 화성시 발전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각오이자 약속으로 보인다. 그의 공언이 얼마나, 어떻게 실현될지 자못 기대된다. 이는 무엇보다 화성시민의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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