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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남북직통전화로 남북대화의 문을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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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8일  21:48:10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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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황 선문대 교수, 동북아학과

2013년 11월19일, 오늘은 남과 북이 항로관제를 위한 직통전화를 개통한 지 15주년이 되는 날이다. 1997년 11월19일, 남과 북의 항공교통관제소 간에 직통전화가 분단사상 처음으로 개설됐다. 이 직통전화의 개통 후 1998년 3월3일, 남측의 민간항공기가 분단사상 최초로 북한의 영공을 통과했다. 이로써 남북 간에 교류협력 대화와 접촉도 촉진하는 계기가 마련됐던 것이다.

현재 판문점을 경유하는 남북직통전화는 33회선이다. 항공관제용(인천↔평양) 2회선을 비롯해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용(자유의집↔판문각) 5회선, 회담지원용(서울↔평양) 21회선, 해사당국용(서울↔평양) 2회선, 경협사무소용(서울↔개성) 3회선 등이다. 판문점을 경유하지 않는 남북직통전화도 15회선으로 별도 설치돼 있다. 즉 군 상황실용 직통전화 9회선(경의선 6회선, 동해선 3회선)과 남북열차운행용 직통전화 6회선이 있다.

그러나 지금 남북직통전화는 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불통(不通)과 공전(空轉) 속에 빠져 있다. 판문점 경유의 33회선 중에는 조절위나 경제회담 직통전화 등과 같이 당초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회선도 있지만, 현재 남북연락사무소용 외에 모든 직통전화는 중단된 상태다. 판문점 이외 경유의 남북직통전화인 서해지구와 동해지구의 군 통신망도 실제로 정지된 실정이다. 심지어 남북연락사무소용 직통전화마저 올해 6월 중단된 바 있듯이 그 통신망도 여전히 불안한 게 현실이다.

지금 남북직통전화가 제대로 기능과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남과 북이 대화의 문이 닫혀 있다는 것을 웅변해주고 있다. 과거 경색된 남북관계가 이어질 때마다 남북대화의 돌파구를 연 것은 바로 끊겼던 남북직통전화가 가동됐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지난 4월 북한이 일방적인 개성공단의 잠정폐쇄조치 이후 추진된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직후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용 직통전화가 남북대화의 문을 열어주었다. 그 결과, 개성공단도 정상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다. 지금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장에서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수단은 현재 남북직통전화를 적극 활용하는 데 있다. 판문점 경유의 연락사무소용, 회담지원용, 항공관제용, 해사당국용, 경협사무소용, 군 상황실용, 열차운행용 등 직통전화를 우리가 적극 활용해 보자는 것이다.

아직도 남북관계의 긴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곳에서 대화와 접촉을 위한 남과 북의 접촉선도 거의 이루어지 않고 있다. 여전히 남북대화도 굳게 문을 닫고 있는 형국이다. 남북대화가 이루어진 대신에 남북관계는 대결과 대립, 도전과 응전만이 두드러지고 있을 뿐이다.

남과 북은 우선 대화가 존재해야 상호신뢰가 형성되고, 그 결과 교류와 협력의 공존과 공생의 길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남북대화는 남북신뢰의 전제조건이다. 남북관계의 발전에서 남북대화의 추진과 그 대화를 통한 합의 이행 제도화가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전쟁 중에도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가. 6·25 한국전쟁의 정전협정 시에도 대화를 통해 만나 합의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남과 북이 당면한 남북관계 현안들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남북대화의 문에 조속히 들어서고자 한다면 남과 북이 서로 남북직통전화기의 다이얼을 돌리는 지혜와 아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동안 북한이 남북직통전화를 일방적으로 중단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남북직통전화를 무용지물로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가 남북대화의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자신감을 소유하고 있다면, 먼저 남북직통전화기의 다이얼을 돌려야 한다. 아무리 북한이 직통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해도 다이얼을 돌리고 또 돌린다면 반드시 응답이 뒤따를 것이다.

항로관제용 남북직통전화의 개통 15주년이 되는 오늘부터, 우리가 먼저 남북직통전화기의 다이얼을 돌려보자. 남북대화의 문이 열릴 때까지 쉬지 말고 그 다이얼을 돌리자. 다이얼을 들고, “안녕하세요, 남측입니다. 우선 만나서 얼굴이라도 한번 봅시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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