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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숙인은 소중한 사회구성 존재

이제 2013년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올 한해를 정리하고 2014년 새해를 맞으면서 1년 계획을 세우고 많은 다짐을 한다. 어떤 이들은 새해 일출을 맞으러 동해로 갈 것이고, 또 어떤 이들은 가족과 새해 타종을 하는 장소를 찾아가 새해소원을 빌거나 다짐을 할 것이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담배나 술을 끊겠다는 다짐으로부터 가족건강, 내 집 마련, 대학합격, 취업, 결혼 등을 소원한다. 그런데 이 겨울추위 속에 노출된 노숙인들은 무슨 소망을 갖고 있을까? 요즘은 당연히 춥고 배고픔을 면하는 것이 우선일 게다.

그리고 가족과 다시 만나 오순도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꿈도 꿀 것이다. 또 병든 몸을 치료하거나, 자립에 성공해서 떳떳한 사회인으로 돌아가겠다는 소망을 갖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노숙인들에게 추위와 허기, 질병, 실의는 여전한 현실이다.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다.

노숙인들이 갑자기 늘어난 때는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넘지 못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 재임 중 발생한 IMF사태 이후다. 이때 ‘사장님’ 소리를 듣던 많은 사람들이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거나 가족과 헤어져 거리로 나앉았다.

하지만 노숙인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십 몇 년이 흘렀어도 노숙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봐도 된다. 하루 한 끼를 채워주는 무료급식소나 극심한 추위를 피할 한시적인 쉼터 등이 고작이다. 밥 한 끼도 중요하지만 이들은 장기간에 걸친 실업, 가족 해체, 사업실패 등으로 자존감이 훼손된 상태다. 따라서 자존감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사회와 정부는 이들이 삶의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재활시설과 프로그램을 늘려 재활을 도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가 실시한 ‘노숙인 인문학교육’은 눈길을 끈다.

도는 지난 9월 경기대학교에서 민·관·학이 함께 손을 잡고 ‘경기도와 함께하는 이웃의 인문학’이란 주제 아래 노숙인 30명을 대상으로 첫 수업을 시작, 이달 26일 22명을 수료시켰다. 이 수료식엔 경기도지사, 수원시장, 경기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해 노숙인 수료생들을 격려했다. 이들은 그동안 미술과 철학 등 인문학과 배구수업을 수강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을 없앴다고 한다. 공부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소중한 사회구성 존재임을 인식했다고도 했다. 이 프로그램이 노숙인들이 정상적인 생활인으로 사회에 복귀해 자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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