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 한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지난 12월 중순이었다. 반가운 목소리가 조촐한 송년회를 하자는 제안을 해 왔다. 경기한부모회의 대표님이었다.

2년 전 새로이 대표를 맡게 되었다며 수원여성회를 방문해 주셨고, 그동안 작은 일들로 인연을 맺고 있었다. 경기한부모회는 월 1회 자조모임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교육을 받으며 휴일에 아이들과 함께 수원여성회 교육장을 이용해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 오산, 평택, 군포 등지에 거주하는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한창 뛰어놀고 싶은 아이들이 함께 있다. 특히나 교육을 받을 때는 아이들이 분리되지 않아 집중하기 어려웠고, 매번 휴일에 아이돌보미 자원봉사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모임은 꾸준히 진행되었고, 그 결과 드디어 경기한부모회가 비영리민간단체 신청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린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커밍아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말로 환영의 마음을 전했다.

사회적 인식개선이 급선무

수원여성회는 2007년 SBS와 한국여성재단이 지원하는 ‘한부모가족 돌봄서비스’ 사업을 진행했다. 법적 영역에서 지원받지 못하는 대상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이하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에 아이돌봄 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육아, 가사, 간병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여성 한부모 가족의 건강 및 정서적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자립기반 마련에 밑거름이 되고자 함이었다. 1년간 총 41가구가 혜택을 받았고, 서비스 제공을 위해 35명의 지역여성이 참여했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여성가장긴급지원 캐쉬SOS’ 사업으로 이사, 건강, 취업교육 등으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여성가장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실시, 자립할 수 있도록 기금을 지원했다. 한 해 동안 지원을 받기 위해 125명의 여성이 상담을 하고 수원지역에서 7명에게 총 2천900만원의 무담보 대출이 이루어졌다.

2011년부터는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경제활동이 어렵고 치료비가 많이 드는 질환에 대한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비록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한부모여성가장에 대한 지원을 시도하고 자립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하겠다.

지원사업과 더불어 여성희망아카데미, 가족캠프에서는 한부모라는 편견을 느끼며 자신을 감추려 했던 여성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자리도 마련됐다.

‘한부모가족에게 필요한 정책이나 지원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주제에서 ‘양육비 선 지급이나 좋은 일자리보다 우선하는 것이 한부모라는 사회적 편견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라는 것이었다.

한부모가 된 이후에 경험한 가장 큰 충격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삶이 자유로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인 부분이 있어 한부모임을 감추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떠한 정책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한부모에 대한 인식개선이 급선무인 것이다.

道한부모지원센터도 필요

서울시의 경우 6곳의 한부모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부모 가족형성의 원인을 살펴보면 사별, 미혼, 유배우자, 이혼 등으로 나누어지며 상황에 따라 지원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다문화가정이 많아지고 다문화가정의 이혼으로 인한 한부모 등 지원책이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함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한부모가 여성가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남성가장에 대한 지원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경기도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한부모가족지원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경기도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