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치] 한국 쇼트트랙과 정치의 공통점
[시대정치] 한국 쇼트트랙과 정치의 공통점
  • 경기신문
  • 승인 2014.02.1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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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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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환 경기대 교수

요즘 국민들은 온통 동계올림픽에 관심이 가 있다. 러시아 쇼트트랙 팀의 선전과 한국팀의 부진이 대비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원래 정치와 거리가 있는 스포츠에서 파벌정치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정파벌의 특정선수를 대표로 선발하기 위해 규정을 자주 바꾼다던지, 바뀐 규정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선수들로 하여금 경쟁에 임하게 한다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에서 한국팀의 부진은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파벌주의와 헤게모니 파벌에 의한 제도와 원칙의 무력화와 관련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체육계에 대한 비난이 비등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가 체육계 부조리와 연관돼 있지 않은가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육계 일부, 특히 쇼트트랙연맹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읽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과 타성에 젖어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체육계의 파벌정치와 무원칙, 그리고 장기적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태도는 여의도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그러한 태도는 여야 간에도 그렇고 야당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가 작년 1년 동안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분열시켰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수사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퇴한 후 사실상 내리막길을 걸었고 기존 수사팀을 모두 좌천시킴으로써 종말을 고했다. 이런 해괴한 일들은 수사의 독립성을 상실한 검찰로 하여금 부실한 수사결과를 재판부에 제출하게 만들었고, 1심 재판부는 부실한 수사결과에 대해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발생 후 수사지휘 등 사후처리를 맡았던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무죄 선고로 답했다. 재판부의 무죄판결은 부림사건이나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에 대한 과거의 판결과 연관되면서 판결의 부당성에 대한 시비가 제기되지만 이는 재판부의 문제라기보다는 애당초 부실한 검찰수사의 문제다. 민주당이 재판부 판결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졌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다. 재판부가 검찰에 국정원 대선개입 초동수사 당시 사건을 유야무야하기 위한 국정원, 경찰, 새누리당의 삼각 연결고리에 대한 재수사 자료를 요청하거나 직접조사권을 발동하지 않은 이상 이 사건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뒤집어지기는 어렵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런 권한을 가질 수 있으나 그런 모험을 할 것으로 생각되지 않으며, 검찰에 대한 그런 주문은 재판부의 중립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실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과정과 수사초기 3각 연결고리가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사실 규명은 이전 국정원의 대선개입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며 대선개입 전모를 밝혀주는 핵심단서가 될 수도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수사를 지휘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무죄판결 후 민주당은 특검을 다시 꺼내들었다. 민주당은 일말 사법부에 기대를 걸었으나 다른 결론이 나오자 특검으로 선회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수사를 위한 특검을 새누리당에 요구하고 특검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월 임시국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경책이 여론의 지지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입법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데다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어 야당에게는 녹록치 않은 선택이다. 원칙과 제도를 무시한 여당의 횡포나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파벌정치에 매몰된 야당이나 모두 한국 쇼트트랙이 가진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다. 남북관계와 경제 이슈는 이것들을 주도하는 집권세력에게 야당의 칼날을 무디게 하고 이슈제기를 무력화시키는 보도로 활용되어 왔다. 작년 8~9월 장외투쟁 때 당내 입장을 통일하여 특검을 관철시키지 못한 야당의 전략적 실수가 현재로서는 만회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에 대한 국민의 판단은 6월 지방선거에서 특정 정당이 지배할 수 없는 선거구민 구조를 가진 영호남 이외 지역의 민심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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