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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답다’를 기대한다

 

춘삼월 다시 정치의 계절이다. 무상급식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5선의 정치명문가 자제 남경필 국회의원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한주 내내 신문의 1면을 독점한, 거기에 유정복 안행부 장관의 인천시장 출마까지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어디 하나 부족한 것 없던 기존 출마자들은 하루 아침에 바보가 됐고, 야권 통합신당 창당선언은 일부 기회주의자들의 ‘혁명적 모사’를 부추기는 결정적 한방이 됐다는데 이의나 토씨를 다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그뿐이랴. 장관 출신과 최연소 광역의원 이력의 4선 의원들은 물론 ‘도지사 재수=당선’의 필승 공식을 추억하며 뛰어든 여야 유력 후보들은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때아닌 ‘중진 차출론’과 ‘단일 후보론’의 최대 피해자가 돼버린 셈이지만 아직도 아프다는 소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사실 남경필 의원은 현재 도지사 후보군 중에서 가장 먼저 도백(道伯)의 후보에 올랐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출마선언이 낯설지는 않다.

기억속의 2006년 1월 22일, 전도양양한 3선 국회의원으로 김문수 현 지사와의 ‘지사 후보 경선’이라는 대박 정치영화의 상영을 앞두고, 김문수와의 만남 이후 돌연 김문수 지지를 선언하면서 쿨하게 양보해 정치판에서 찾기 힘든 ‘형님 먼저’를 보여준 주인공이 바로 남 의원이다.

당시 김 지사와 남 의원은 이재오·권영세·권오을·박찬숙·박형준·원희룡·정병국 등 발전연과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이 참여한 후보단일화 선언문에서 “두 의원은 앞으로 각자가 처해 있는 정치적 위치에 관계없이 당내 모든 중도 개혁세력과 힘을 합쳐 당을 미래세력으로 전환하고 정권창출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해 합심 협력할 것을 결의한다”며 김문수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남 의원은 “경기도지사로 지방정치를 해 당을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중앙정치에서, 당 안에서 당의 변화를 이끌고 그것을 통해 집권하도록 만드는 게 시대적 소명임을 깨달았다”며 “중도개혁 세력들이 서로 경쟁하고 피 흘리며 싸우는 게 아니라 하나로 합할 때 집권이 가능하고 그런 역할분담에서 당 집권을 위한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우려되는 것은 당의 지지도가 높아지면서 당 개혁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지자체로 뛰고 있어 당이 공백상태”라며 “이는 당과 나라에 이롭지 않다고 생각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런데 김문수 지사가 재선을 지낸 8년이 지난 지금, 당시 남 의원의 그 절절한 말의 유효성은 변했는가? 대답은 독자와 국민의 것이다. 그런 남 의원이 원내대표의 꿈을 접고,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김상곤과 김진표, 원혜영과의 결선에 앞서 정병국, 원유철, 김영선과의 물고 물리는 치열한 당내 예선을 자청하고 나섰다.

정병국 의원의 뼈있는 ‘황우여 인천시장 후보’론은 유정복 출마선언으로 묻혀 버렸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남·정의 개인적 고뇌 역시 정치다. 정치와 선거라는 폭풍의 계절에 또다시 카더라와 뒷담화가 넘쳐 나지만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것도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답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이 혼돈의 시절에 문득 가슴을 치는 단어다. 국어사전은 이렇게 풀이한다. ‘일부 명사나 어근의 뒤에 붙어, 그것이 지니는 성질이나 특성이 있다의 뜻을 더하여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그 ‘-답다’에 시대의 요구가 국민의 희망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고 감히 믿는다.

남경필답다, 정병국답다, 원유철답다, 김영선답다. 그리고 김상곤답다, 김진표답다, 원혜영답다, 김창호답다. ‘-답다’를 기대한다.

하나 더. 세간에 골칫거리로 원성이 자자한 ‘용인도시공사’ 이연희 신임사장이 취임 일주일 만에 낸 사표가 화제다. 이 사장을 아는 사람들의 공통된 얘기는 바로 ‘이연희답다’다. 사표 제출 이후 수많은 기사가 넘쳐나고 있지만 직접 통화하거나 만난 기자가 본 기자를 포함해 단 두명이라는 그의 말이 주는 의미가 가슴을 친다. ‘사람에 대한 예의’를 새삼 기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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