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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IN]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사람들

 

문명이 외형적 발전을 거듭하는 것에 반비례하여 사람들의 행복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근대화 이후 인간은 이성의 힘에 기대어 생각하고 행동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이성적 행동에 근거한 시장메카니즘 작동 원리를 신성시한다. 더 많은 소유를 향한 사람들의 경쟁은 끝이 없다. 사회는 무한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만 기억하라고 요구한다. 어떻게 그리고 왜 사는 것인가를 묻지 말고 오로지 경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찾으라고 요구한다.

이를 위해 청년들은 매일매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스펙 늘리기에 올인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무한 경쟁을 한다면 소수의 승리자를 제외하고는 다수가 패배자만 남는 사회가 된다. 그러면 미래 세대의 행복한 삶은 무엇으로 보장할 수 있을까? 인류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의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선구자적 노력에 힘입은바 크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비이성적 사람들이 새로운 사회 건설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꽃은 기업조직이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으로 끊임없는 혁신적 노력으로 오늘날의 풍요로운 사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윤추구만을 추구하는 기업만으로는 인류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기업 세계에는 ‘더불어 가는 것’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의 혁신성을 기반으로 ‘나누며 더불어 사는’ 지혜를 접목시킨 무하마드 유누스와 같은 사회적 기업가들의 활동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유누스는 소액대출운동(마이크로크레딧)의 선구자로서 그라민 뱅크를 설립하여 20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자신과 같은 부류를 ‘70퍼센트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무한경쟁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부작용이 초래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사회혁신가들의 다양한 실험은 지속가능한 새로운 경제체제의 유력한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들이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잘못된 시스템 자체를 바꾸려고 하고, 비정상적으로 야망이 크며, 목적이 비영리적임에도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가들은 사회운동가이자 파괴적 혁신가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해결할 수 없는 난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헤매고, 많은 경우 그 해결책을 찾아낸다. 혁신적 기업가들은 비즈니스, 시장, 그리고 자본주의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이 가격경쟁, 품질경쟁에 더하여 사회적 가치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사회혁신가의 활동 동력은 그들이 단순히 돈을 버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자부심에 있다. 그들은 모두가 승자가 되는 길,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돌봄노동, 친환경 재생에너지, 로컬푸드와 로컬서비스, 사회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사회적 혁신가들의 도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삶의 신비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일상적으로 중요시하는 것과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야 답이 보인다. 크고 많고 화려한 것, 있어 보이는 것보다 오히려 작은 것, 적은 것, 소박한 것, 없어 보이는 것에 인생의 길이 있다. 무소유에 진정한 소유가 있다는 경구(헛된 것을 버려야 진짜를 소유할 수 있다)를 생각하면 된다.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사회혁신가들의 활동이 불가능해 보이는 세상을 바꾸는 동력이 되는 것처럼, 그들이 보여주는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헌신은 인간의 존재 가치를 일깨워 준다.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해서는 나눔과 연대는 필수적이다. 봉사활동은 단순히 남을 돕는 것이 아니다. 나누면 나 자신부터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 어쩌면 이웃사랑은 인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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