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사회]기초선거 정당공천 논란이 남긴 과제
[시민과사회]기초선거 정당공천 논란이 남긴 과제
  • 경기신문
  • 승인 2014.04.1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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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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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기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사무처장

우리사회의 커다란 쟁점이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문제에 대한 결론이 내려졌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 모두가 기초선거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시작된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문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원과 국민여론조사에 따라 기초선거에 공천할 것을 결정함으로써 대선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정당공천제는 유지되게 됐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논란을 되짚어 보고 몇 가지 교훈을 찾아본다.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시장, 군수, 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과 시의원, 군의원, 구의원 등 기초의원 후보자를 정당이 공천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제기돼 왔다. 기초선거의 경우 생활정치의 연장선에서 정당이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과 기초선거에 대한 무공천 주장은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공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으로 대립되어 왔다.

기초선거에 대한 공천제도도 변화하여 왔다. 1990년대 초 지방자치제가 부활되면서 기초단체장에 대해서는 정당의 공천을 허용하지만 기초의원에 대해서는 정당의 공천을 허용하지 않는 선거제도가 10년 이상 계속됐다. 그러다가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정당공천제가 도입됐다.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실시되면서 오히려 기초선거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더욱 확산됐다.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시행되면서 특정정당이 특정지역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장악하는 부작용이 더욱 부각됐다. 소위 제왕적 자치단체장에 대한 지방의회의 견제기능도 약화됐다. 특히 중요하고 결정적인 시점에서 역시 같은 정당에 속한 지방의회의 다수의원들이 단체장에 대한 견제기능은 제대로 행사되지 않았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그간 보이지 않았던 지방의회 내에서 정당이 다른 이유로 사사건건 대립하는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방의원들이 지역주민의 의견을 중시하기보다는 소속 정당의 행사를 우선하고 시민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의원보다는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에 충성했던 사람이 공천되는 부작용이 속출했다. 이에 따라 기초선거에 정당공천을 배제해야 한다는 여론은 확대되었고 급기야 지난 대선에서 주요 정당의 후보들이 모두 정당공천 배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유력 야당 후보들이 함께 약속했던 공약은 지키지 않았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 논란은 우리사회에 중요한 교훈과 과제를 남겨주었다.

먼저, 유력한 대선 후보들이 함께 약속했던 공약이 2년도 안 되어 최종적으로 번복됐다는 것이다. 여야의 대선 후보들이 함께 약속했던 주요 공약조차 이행되지 못한다면 우리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신뢰는 요원하다. 특히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는 오랫동안 쟁점이 되어 왔고 대선 이후 특별한 조건의 변화나 재원이 수반되는 공약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이 공약파기의 일차적인 책임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있음은 명확하다. 이 같은 공약파기가 반복돼서는 곤란하다. 둘째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도가 초래했던 폐해에 대한 근본적 보완책이 제시돼야 한다. 지방을 중앙정치에 예속시키고 지방의원들을 시민을 위한 봉사자, 생활정치의 주체가 아니라 특정정당의 지역관리자로 전락시키고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 줄 세우는 폐해는 시정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야 모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공천으로 돌아간 만큼 공천혁명이 필요하다. 국민과의 약속을 번복한 공천의 결과가 능력 있고 주민에게 봉사하는 참일꾼을 발굴해 정당의 책임성을 다하지 못한다면 정치에 대한 불신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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