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사회]초록투표
[시민과사회]초록투표
  • 경기신문
  • 승인 2014.05.2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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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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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6·4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의 공보물이 벌써 한 무더기 도착했다. 거리에는 추모현수막을 뒤로한 채 형형색색의 유세차량이 복잡한 도심을 헤집고 다니고 있고, 사람의 통행이 빈번한 거리에는 마치 귀빈을 접대하는 국가행사가 있는 것처럼 앞 다투어 소리 높여 인사를 건넨다. 서로 다른 정당과 기호, 그리고 수많은 공약들로 뒤덮인 선거를 대할 때마다 복잡한 심경에 그냥 주인이기보다는 객이 되고 싶은 심정이다. 정책투표를 하자고 주창하지만 막상 결과를 보면 국민이 요구하는 삶의 방향과는 다르게 정당이나 인물에 투표하는 경향성이 높게 나오고 있다.

누군가 투표의 기준을 정해준다면, 아니 각자 개인에게 주어진 혜안이 있다면 서로에게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린 그런 실험을 별로 하지 않는다. 아니 그동안 별로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경제성장과 도시개발 중심의 낡은 사회의 표본이 그대로 먹히는 선거로 전락되고 있기에 선거에 대한 본질적인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생명과 사람, 자연에 투표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된다.

새로운 선택

최근 생명과 안전, 환경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130여개의 단체가 ‘2014 초록연대’를 구성하고 초록투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초록연대에서는 7개 분야에 걸쳐 27개 정책을 제안했다. 경제성장과 이윤창출로 대변되는 시대를 넘어 사람, 생명, 생태계가 안전한 사회를 통해 삶과 일상에서 행복을 보장받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초록연대가 마련한 정책은 크게 7가지 분야로 탈핵과 에너지전환,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삶,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와 지속가능한 농업, 맘 놓고 숨 쉴 수 있는 대기보전, 생태계의 터전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물정책,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사회, 사람과 생명을 위한 지속가능한 도시와 국토이용에 대한 정책이다.

초록투표의 기준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불안이 증가하고 있고 공급중심의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정의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현실을 넘어 지역으로부터 탈핵과 에너지전환을 만들어야 한다. 현대사회는 끊이지 않는 화학물질 사고를 유발하고 있고, 유해화학물질의 위협은 사람과 생태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알권리 확대와 보장을 통해 이겨내야 한다. 국민 모두가 무방비로 노출되는 미세먼지의 습격은 이제 일상화되고 있어 사회적 약자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화석연료를 통한 경제성장에 대한 제어가 필요하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과잉개발과 비효율적 이용으로 인한 낭비는 물순환을 왜곡시키고 생태계의 파괴와 치유비용의 증대가 일상화 되고 있는 현실이다. 개발 대신 관리의 강화를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물순환의 복원과 개선을 통해 생태성을 유지하고 물의 주인을 찾아주어야 한다. 방사능과 유전자조작식품 등 먹을거리의 위해요소가 다양해지는 현재를 넘어 농업과 지역 먹을거리 생산과 소비구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확대해야 한다.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고, 사람 사는 세상에 자리 잡은 반려동물은 그에 걸맞은 대책이 없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시민에게는 안전하고, 동물에게는 행복한 선진적인 동물보호정책이 마련되어야 하고, 반려동물의 생명도 책임지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규제완화와 막개발로 인해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도시개발을 뒤로 하고 국토의 보전과 생태적으로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야 하고 사람과 생명을 보듬는 자연친화적인 국토와 도시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부터 사전투표제가 도입되었다. 의미는 부여할수록 커지고 그것을 위해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비록 한 사람의 선택은 미미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모이면 강물이 되어 세상을 바꿔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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