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목)

  • 구름많음동두천 29.7℃
  • 흐림강릉 26.8℃
  • 구름많음서울 31.9℃
  • 구름많음대전 31.6℃
  • 구름많음대구 33.6℃
  • 구름많음울산 30.5℃
  • 맑음광주 33.3℃
  • 맑음부산 31.5℃
  • 구름조금고창 34.9℃
  • 제주 28.1℃
  • 구름많음강화 28.4℃
  • 흐림보은 30.0℃
  • 흐림금산 31.7℃
  • 구름조금강진군 32.6℃
  • 구름많음경주시 32.0℃
  • 구름많음거제 31.5℃
기상청 제공

[데스크칼럼]예의의 출발을 기대하며

 

늘상 겪는 일이어서 이제 무디어질만도 하건만 권력이 교체될 때마다 늘상 제일 먼저 바뀌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역시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공약을 내걸고 치열한 표심잡기속에 승리의 환희를 함께 나눈다 해도 ‘당선증’을 받아드는 순간 가장 앞머리에 오는 관심사는 여전히 ‘인사’다.

사람은 물론 안전이니 공동체니 정의니 하는 선거기간 내내 우리에게 찾아 들던 그 숱한 단어들은 다시 허공에 뜨고, ‘자리’를 둘러싼 각종 구설과 잡음이 뒤섞인 이전투구와 밀어내기가 볼쌍사납게 빈틈을 채운다.

두번째 당선증을 받아든 ‘위너(winner)’의 사람들도 4년간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리소문없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드는데 세번째 당선증을 받는 사람과 그의 측근들의 컴백은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그게 다 ‘정치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매번 첫 당선인과 그의 사람들에게서 보여지는 우스꽝스러운 촌스러움때문일 지도 모른다.

다시 선거는 끝났고, 4년만에 한번씩 힘센 유권자란 짧은 ‘갑’의 자리를 누리던 호사도 어느 틈엔가 다시 소시민이자 생활인이란 자리로 역전당한 처지는 그저 ‘몇몇의 잘난체’로 치부되는 관전자의 입장을 강요받으면서 다시 입을 닫는다.

그리고 그런 서로의 변화와 눈치보기에 익숙해질 즈음, 바로 지금이 그 ‘승리의 전리품’인 ‘논공행상’을 통해 ‘조직’에 입성한 사람들의 ‘공식 데뷔’가 시작되는 때다.

이쯤 되면 자신들을 그 자리에 앉혀준 ‘당선인’은 ‘조직의 새 수장’으로 바꿔 달은 직함에도 차츰 익숙해질 만하고, 나름 조직내 아군과 적군, 주류와 비주류에 대한 구분과 대응방안도 얼추 공식화돼 그 실체를 만방에 자랑하기 시작한다.

‘새술은 새부대에’란 단어는 어쩌면 그리도 지금 시기에 그들의 입장을 그렇게 고스란히 대변해 주는지 말끝마다 입에 착착 감기고, ‘위하여’란 ‘떼창’의 강요조차 때로는 흡족하다는 미소띤 그들의 얘기에 가슴 한 켠의 노란 리본이 아프다.

그들에게선 이미 그들의 앞세운 ‘당선인’과 수많은 약속, 정책들의 실현에 대한 고민을 찾아보기가 사실 어렵다는 게 다수의 공통된 얘기다. 그렇게 힘주어 주장하던 사람과 사랑, 공동체와 정의는 어느샌가 산산이 부서진 신기루로 또 한번의 ‘허무’로 폐부를 찌른다. 혹자는 비웃는다. 이런 마당에 무슨 놈의 가치 타령이냐고.

하긴 그렇다. ‘직 인수위원회’의 타이틀을 내걸고 마치 ‘점령군’처럼 조직 접수에 나서 이리저리 휘저어가면서 행여 나오는 잡음과 비판에는 ‘새 수장’의 이름 뒤에 숨는 것으로 ‘자리 굳히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현실에서 ‘가치’를 운운하며 제대로 하라는 외침이 들릴 리가 만무한데 욕심이 과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러려니 하면서 체념하고, 잘못된 것인 줄 뻔히 알면서도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해도 그러면 안되는 곳도 분명 있다. 그리고 그것이 시민과 도시의 내일만이 아닌 조국과 세계의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반칙과 편법, 비정상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벌어지면 안되는 곳, 불의와 개인주의, 협잡이 외면이란 핑계로 용납되면 절대 안되는 곳의 첫번째는 바로 교육현장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교육 혁신이란 새 패러다임의 출발지로 사람들에게 자부심과 자존감의 대명사가 된 경기도교육청은 고작 개인의 안위나 출세가 아니라 ‘함께의 가치’, ‘혁신교육에서 평화교육, 나아가 세계시민교육’을 내건 ‘이재정의 가치’에서 한치의 벗어남이 있어서도 안되는 그런 곳이 아니던가.

입으로만 주절대고 나불댈게 아니라 소중한 가치를 실현하는 데 미력하나마 함께 하기 위한 시간을 보낸 그런 사람들이라면 자리다툼도 모자라 벌써부터 ‘교육감’의 눈을 가리는데 급급할 게 아니라 일용직이건, 별정적 대변인이건간에 ‘불협화음 만들기’가 아닌 주어진 자리에서 ‘화합과 소통’의 불쏘시개가 되는 게 우선이다.

그게 ‘이재정과 함께’ 하루가 됐든 아니면 4년, 또 그 이상의 이상이 됐든 평생을 교육현장에 투신해 지금껏 조국과 민족의 미래 동량을 키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조직과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