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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7·30 보궐선거와 경기도 민심

 

7·30 보궐선거의 파장이 만만찮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정계 은퇴 선언을 하게 했다. 김포에서는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던 김두관 전 장관도 낙마를 했다. 선거에서 산전수전을 겪었던 이들 정치인들이 처음 출마한 신인 후보들에게 진 것도 흥미롭다. 마침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를 평당원으로 돌아가게 했다. 어쩌면 더 험난한 먼 길을 돌아가야 할 지 모른다. 야당의 손실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명박 시절에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하였던 임태희 전 의원도 당분간 꿈을 접어야 할 상황이 되었다. 평택에서 수원으로 지역구를 갈아타면서 어디든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수원의 민도는 그러한 가벼움을 수용하지 않았다.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국민적 정서가 반영된 결과가 아니라,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폄하하기에는 이번에 던져 준 민심은 진지하였다. 어쩌면 이번의 보궐선거 투표율 32.9%는 우리 사회의 정확한 정치적 관심도를 반영하고 있는지 모른다. 무더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치룬 선거 결과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지지율을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다.

정체성 없이는 경쟁력 없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선거는 정체성을 확인하는 선거이었다. 선거구를 여기저기로 옮겨 다닌 정치인은 그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역량과 관계없이 낙선하였다. 거물급이 낙선한 이유는 모두가 출마 선거구의 연고성에 문제가 있었다. 국회의원 후보가 될 때에 지역구에 연고가 없어도, 주소가 없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당에서 낙하산 인사를 하였지만, 이번 선거에서 보면, 우리 지역의 문제를 고민해 줄 후보자를 선택하겠다는 유권자의 성향은 분명히 확인되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거짓말에 몸서리를 쳐왔던 유권자들에게 후보가 지역구를 옮겨 다니는 것은 불신의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정당의 정체성도 확인되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최근의 선거에서 오로지 정당 간 연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파괴력은 있었다. 그리고 재미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 단위의 선거가 아니라, 보궐선거에서 그러한 얄팍한 꼼수는 바로 유권자에 의해 읽혀졌다. 정당의 정체성만 혼선을 유발했던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간판을 바꿔다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 정치사를 다시 읽어보면서 자신이 누구인가를 생각하는 환골탈퇴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오랜 야당을 하다가 2번의 여당 이후에 다시 야당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정체성을 찾아야 할 때

새누리당의 선거 결과는 당선자의 숫자로는 화려하다. 호남의 이정현 후보나 동작의 나경원 후보와 같은 드라마를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흥미로운 결과를 가져왔다, 평택에서는 새누리당의 정치 신인이 야당의 거물급인 정장선 의원을 꺾었는가 하면, 수원에서 정미연 전 의원은 정치 신인인 야당의 백혜련 후보를 잠재웠다. 진검 승부가 있었던 지역에서는 사실상 새누리당이 승리를 한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지역구를 후임에게 잘 인수인계함으로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박빙의 승리를 가지게 함으로써 승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으며, 야당에게도 여전히 기회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여당이 잘 해서라기보다는 야당의 책임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화려한 자신의 기술로 이겼기 보다는 상대의 자살골로 이긴 게임이다. 차분히 선거에서 던져준 민심을 읽어내고 이에 먼저 답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모두가 경기도의 정체성을 찾는 노력을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 그간 경기도는 지역의 정체성에 혼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발달하면서 토착성 보다는 유동성이 강하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누구인가’라고 하는 정체성을 확인하려고 했다는 점은 향후 경기도의 발전 전략 수립의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선거의 열풍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우리에게 던져진 중요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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