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 구름조금동두천 22.0℃
  • 구름조금강릉 28.2℃
  • 구름조금서울 21.2℃
  • 맑음대전 23.1℃
  • 맑음대구 24.4℃
  • 맑음울산 25.6℃
  • 맑음광주 22.9℃
  • 맑음부산 21.7℃
  • 맑음고창 22.4℃
  • 맑음제주 20.1℃
  • 구름조금강화 19.8℃
  • 맑음보은 20.9℃
  • 맑음금산 23.0℃
  • 맑음강진군 22.7℃
  • 맑음경주시 26.5℃
  • 맑음거제 21.7℃
기상청 제공

콩 함량 100% 착한 두유·두부 입증… 소비자 신뢰 ‘몽글몽글’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경기신문 연중기획
잔다리 마을공동체 농업법인㈜

 

콩을 가루로 만들어 끓인 후 굳히는 방법 사용

비지성분 활용·물 낭비 막아 건강·환경 일석이조



작년까지 적자 반복… 사업 지속여부 불투명

정직한 먹거리 찾는 종편방송 이후 반응 폭발

국내외 제품주문·응원글 쇄도… 판매 10배 급증





최근 중국을 비롯한 국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잇따르면서 해외통상 요구와 압력이 거세다.

이때문에 가격경쟁과 시장선점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지역농가와 영세기업들의 시름은 더 깊어진다.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마을공동체 정신에 기반을 둔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지역자원을 활용해 안정적 소득과 일자리를 만드는 이들 사회적경제 조직도 대량 물량공세에 맞서긴 쉽지않다.

국내외 대기업 등이 가격우위를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시장확대에 나설 경우 마을공동체의 가치와 철학마저 무너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제품의 가치와 소비자의 믿음만으로 지역공동체 정신을 올곧게 지켜가는 마을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오산시 마을기업인 잔다리 마을공동체가 그 주인공이다.

잔다리 마을공동체 농업법인㈜을 찾아 2011년 설립 후 지금까지의 성장배경과 원동력 등을 살펴봤다.

 

 

 



■ ‘잔다리’ 사람을 잇는 이로운 다리

오산시 세교동 사무실에 처음 들어선 순간 가장 먼저 이색적인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한 사람이 일렬로 가지런히 놓인 형형색색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모습이었다.

홍진이 잔다리 마을공동체 농업법인㈜ 대표는 회사로고가 마을기업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홍 대표는 “원래 잔다리는 다리가 많다는 의미로 지금의 세교동의 옛 명칭이다. 하지만 마을기업을 시작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이로운 작은 다리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지금의 로고를 고안했다”고 말했다.

잔다리를 가운데 두고 생산자와 소비자 즉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역할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라는 것이다.



■ 콩 함량 100%의 두유·두부 생산

잔다리 마을공동체는 국산 콩 100% 성분으로 두유와 두부를 만들고 있다.

두부의 전통 제조방식은 콩을 물에 불려서 간 후 콩물과 비지를 분리해 만드는 것이다.

이때 콩물은 굳히는 작업을 거쳐 두부가 되고, 비지는 버려져 산업폐기물로 처리된다.

하지만 잔다리 마을공동체는 전통방식과 달리 콩을 가루로 만들어 끓인 후 굳히는 방법을 쓰고 있다.

콩의 성분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함량 100%의 두부 또는 두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홍진이 대표는 이같은 제조방식이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기업윤리와도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콩을 물에 불려 씻고 삶는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물은 폐수로 간주돼 오·폐수 처리시설을 갖추지 않고는 제조업으로 허가받기 어렵다”며 “콩을 가루로 빻아 끓이면 기계를 청소하는데 쓰이는 물 외에는 버려지는 물이 없어 친환경적이고, 식이섬유 등이 함유된 비지성분도 활용할 수 있어 자원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 시련의 시기 ‘로또’같은 기회 맞아

설립 3년째를 맞는 잔다리 마을공동체에게 시련의 시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연간매출이 5천800만원에 머물며 적자운영이 반복되자 사업 지속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3천~4천원의 제품을 단체납품 없이 소비자 개개인에게 판매하는 것만으론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제품 특성상 당일 생산해 배송하는 시스템인데다 좁은 공간과 설비 부족으로 대량생산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러던중 지난 4월 서울 사립초등학교에 간식을 납품한다는 두 남성이 홍 대표를 찾아와 제품 홍보자료를 요구했다.

이들은 당시 국내 프리미엄급 우유를 품평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로부터 잔다리 제품을 추천받아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홍 대표는 일반 두유와 자사 제품의 성분분석 비교자료를 건네고, 생산공정을 공개했다.

이후 이들은 아주머니, 중년남성 등과 함께 4~5차례 더 찾아와 제품 생산공정을 일일이 확인하고 돌아갔다.

한달 뒤 이들은 느닷없이 홍 대표를 찾아와 종편방송의 프로그램 피디라는 자신의 진짜 신분을 밝히고 양해를 구했다.

당시 홍 대표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착하고 정직한 먹거리를 찾는 프로그램 제작의도를 이해하고 방송을 허락했다.

5월 23일 방송이 나가자 소비자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국내·외로부터 제품 문의와 주문전화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주문량이 늘면서 판매실적도 지난해보다 10배 가까이 폭증하는 등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다.

이처럼 폭발적인 소비자 반응은 방송 마지막 부분에 나온 간수 실험의 영향이 커 보인다.

방송당시 실험에서 잔다리 두유는 간수를 넣자 몽글몽글 순두부가 된 반면, 일반두유는 그냥 물로 남아 있었다.

잔다리 마을공동체로선 콩 100% 함유량을 입증한 셈이어서 소비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된 것이다.



■ 제품 가치 믿고 응원하는 소비자에 보답

방송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응원 메시지와 각종 사연들이 도착하면서 잔다리 마을도 생동감이 넘쳤다.

“말기 암환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시중에 없어 안타까웠는데, 잔다리 제품은 죽기 전에 꼭 한번 먹여보고 싶다.”, “불임중인 아내가 잔다리 제품을 먹고 임신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 등 용기를 북돋는 사연들로 가득했다.

이에 홍 대표는 소비자 신뢰에 기반한 마을기업의 이념과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저희 제품의 가치를 알고 응원해 주시는 소비자들을 위해 국산콩 100% 활용의 원칙을 지키고, 앞으로 두부, 두유 외에 안전하고 좋은 농산물도 로컬푸드 등을 통해 소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윤현민기자 hmyun@

/사진=이재명기자 ljmu@

 

 

 



“잔다리마을 토박이로서 지역경제 기여 고민… 고객들에게 최선의 보답”

홍 진 이 대표

2011년 안행부 마을기업 공모 보고 지원

지역주민 7명이 직원… 하루 5천여개 생산

지역 지체아동시설에 꾸준한 기부활동도

오산시민과 함께 협동조합 시스템 구축할 것



2011년 안전행정부로부터 마을기업에 선정돼 조합을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다. 설립취지와 배경은.

“잔다리마을에서 나고 자라면서 주민과 공동체를 이뤄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늘 고민해 왔다. 그러던중 지난 2011년 행안부의 마을기업 공모를 보고 콩 농사를 지어 두부로 가공해 팔면 어느정도 수익이 날 것이라고 판단해 지원했다.”



지역주민으로 이뤄진 구성원 모두가 제품 생산에서 운송까지 참여하고 있는데, 사업규모와 운영방식은.

“직원 7명이 하루 5천여개의 두유 또는 두부제품을 만들고 있다. 현재 기계설비는 하나인데 두유와 두부는 같은 생산공정을 갖고 있어 두유 만드는 날에는 두부는 만들지 못하고 있다.”



범사회적 기부문화로 자리잡은 ‘미리내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참가동기는.

“기부정신은 사회적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아름다운 재단의 소셜 펀딩프로그램인 ‘먹거리의 정의’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지역 지체아동시설에 두부와 두유를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계획과 운영방향은

“오산시민이 주인이 돼 함께 이용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생각이다. 또 다양한 사람들에게 참여기회를 제공해 고객들에게 최선의 보답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윤현민기자 hmyun@

 

 

 



■ 착한 기업, 이것만은 우리가 최고

■ 잔다리 마시는 콩(두유)

◇개발배경

전통 제조방식에서 벗어나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선호할만한 두부·두유를 찾던 중 기본성분에 충실하기 위해 첨가물 없이 콩 100% 함량으로 제품을 생산키로 함.



◇특징

①방부제, 유화제, 색소, 향료 등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았습니다.

②콩 본래의 맛과 영양을 살리기 위해 콩 100%를 그대로 갈아 넣었습니다.

③지역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된 국내산 대두만을 사용해 GMO(유전자조작생물)로부터 안전합니다.

④노폐물 배출능력이 강해 우리 몸의 체액과 유사한 성분을 지닌 나노파동수를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국내산 대두만 사용 ‘안전 보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