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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초협력 경영시대 진입

 

루게릭병에 걸려 전신이 마비된 그래픽 아티스트 토니 콴을 구하기 위해 젊은 예술가들과 엔지니어들이 모였다. 그들은 콴이 사용할 안구 마우스를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이다. 전신마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 ‘아이라이터(Eye Writer)’는 이렇게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면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안구인식기술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지만 마침내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냈다.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도 간편한 의사소통과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안구 마우스를 개발한 것이다.

아이라이터 개발의 성공 요인은 누구에게나 참여의 문이 열려 있기에 가능했다. 아이라이터는 2010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되었고 개발자 믹 에블링은 "창의성과 테크놀로지가 만나면 불가능이란 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어떠한 상황이나 주제에 적합한 인재들이 모여 서로 개발 동기를 부여하고 정보를 공유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도 실현 가능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경영의 새로운 화두로 ‘초협력(ecollaboration)’이 주목받고 있다. 하버드대의 마틴 노박교수는 미래의 전략은 이제껏 지배해 온 경쟁과 대립을 넘어서서 초협력을 통해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2011년 ‘초협력자(supercooperators)’란 저서에서 인류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려면 경쟁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이것은 이해관계에 따른 일시적 협력이 아니라 경쟁에서 공생, 나아가 초협력 방식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왜, 초협력이어야 할까? 생존에 필요한 자원이나 수단을 협력을 통해 더 폭 넓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협력의 촉매제로 IT와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같은 연결도구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이를 통하면 지식과 사물, 상품과 서비스, 기술과 예술 등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결합이나 융합이 이루어져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100개의 역량을 결합한 제품보다 200개의 역량을 결합해 만든 제품이 더 나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는 협력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결정되어질 것이다.

오늘날 기업은 자사의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하면 오래 존속할 수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나의 이익은 상대의 손해라는 ‘제로 섬’ 개념이 약해지고, 타인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으로 연결된다는 새로운 인식이 커지면서 기업의 성격도 변하고 있다. IT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는 초협력의 사례들을 이미 보고 있지 않는가. 다양한 경쟁업체와 틀을 뛰어넘는 협력과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미 알고 있는 협력에 대한 개념, 협력 파트너, 협력영역을 새롭게 정의하고, 기존 협력관계를 뛰어넘는 초협력으로 새로운 창조물을 내놓아야 지속성장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동반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세계적 경영흐름을 살펴보면 초협력 경영이 당연해 보인다. 이제 기업경영의 흐름은 내부자원 관리에서 외부역량의 활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산업생태계가 변화되면서 자본, 인력, 기술, 구매 등 생산요소의 관리를 주된 대상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전통적 경영방식보다는 외부의 자원과 역량을 협력적으로 관리하여 자사의 역량을 극대화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아웃소싱의 보편화, 글로벌 자원과 외부지식의 활용을 촉진하는 크라우딩, 역량이 부족한 기업이 외부지식을 활용하는 집단지성에 대한 의존이 커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업은 이처럼 외주기업, 협력기업, 아웃소싱 영역, 다양한 창의성의 확보가 중요하다. 협력경영을 위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 더 싼 납품업체를 찾는 것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오늘날 기업생태계는 단가의 싸움이 아니라 창의성의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버트란트 러셀은 “인간을 구원할 유일한 길은 협력이다”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는 이미 초협력 경영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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