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칼럼]내년엔 더 많은 ‘사랑으로…’
[정준성칼럼]내년엔 더 많은 ‘사랑으로…’
  • 경기신문
  • 승인 2014.12.3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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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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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실장

추위가 더욱 깊이 더욱 빠르게 우리의 영혼에 스며드는 계절이다. 생각해보니 너무 큰 일들이 일어났던 한 해였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치유받을 수 조차 없을 정도로 깊은 상처를 받았고, 그리고 아파했다. 뿐만 아니라 눈물도 마를 정도로 흘렸다. 슬픔과 외로움 속에서 날마다 신을 원망하고 세상을 탓하며 울부짖었던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채 낫지도 않은 상처 위에 또 다른 상처가 덧 입혀져 심장이 찢기는 아픔이 어떤 것 인가도 경혐했다.

그런 한해의 마지막날이다. 겨울인 12월은 영혼의 달이고 텅 비어 투명한 달이고 밑바닥까지 다 보이는 달이라고 한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 이렇듯 겨울은 너무 투명해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계절이기도 하다. 겨울철 유난히 옷깃을 여미는 것도 기온이 내려가면서 차가운 바람까지 불어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단 이처럼 텅빈 마음의 삭풍이 더 차거워서 일지도 모른다.

잎을 다 떨어뜨린 나무처럼 모두 비워내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달, 그 끝에 서서 1년 동안을 되돌아 보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갑오년 인생결산서를 작성하며 생각에 잠겨 보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한 해였다. 때론 좌절과 실의를 맛보기도 했지만 성취와 기쁨의 순간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움이 더 많은 것도 부인할수 없다..

해가 바뀐다는 것은 살아갈 날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중년에 들어선 이후 이 말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이맘 때면 떠오르는 빅토르 위고의 경구가 있다. ‘죽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한번도 진정으로 살아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다.’ 매년 연말마다 회상하지만 그때마다 나 자신이 초라해 보이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올 한 해 진정으로 살아본 날이 얼마나 될까. 하루하루가 금쪽 같이 소중한 날들이었지만 무의미하게 보낸 날들은 또 얼마나 허다했나. 때문에 그야말로 많은 시간이 허비되고 의미없이 조각나버렸다. 무수한 실수와 패착, 성급함과 게으름의 결과물이라 아니 할수 없다 그런데도 바보처럼 매년 되풀이 해 보지만 나아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또 올해 끝날에 섰다.

1년 동안 내가한 역할에 대해서도 가슴으로 되돌아 본다. 가정을 위해 사회를 위해 회사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자신의 역할은 제대로 못하면서 남 탓은 하지 않았나. 상대방의 실패를 즐거워하고 잘되면 배아파 하는 속물 근성으로 올 한해를 살아 오지는 않았나 등등. 반추해보니 후회의 여운이 길게 남는다.

그렇지만 마냥 지나온 과거를 후회하고 탓할수 만은 없는게 현실이다. 또 과거의 상념에 사로 잡혀 앞으로의 미래를 헛되게 해서도 안된다. "아무리 즐거울지라도 미래를 믿지 말라/죽은 과거는 그 죽음을 묻게 하라/활동하라, 살고 있는 현재에 활동하라‘고 이야기한 미국 시인 롱펠로의 말처럼 지금이라도 잘못을 떨쳐버리고 반성한 내용을 실행에 옮긴다면 31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수도 있어서다.

시작을 위해서 혹시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었던 모든 이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다. 또한 내게 상처준 사람들도 용서하고 싶다. 그리고 모두에게 용서하시기 바란다고 감히 권면 하고 싶다. 그래서 서로를 용서해 주고 새로 맞이하는 새해에는 더욱 사랑으로 충만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부터 실천해보기로 다짐한다.

내일, 을미년 첫날은 모든 사람들이 희망의 빛으로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그 빛 가운데서 새해에 펼칠 나의 사랑 여력도 가늠해 보고 실천의 의지를 다짐하면 더욱 좋겠고. 특히 올해 사랑을 주거나 받지 못해서 외로웠고 용서하지 못해 괴로웠다면 새해엔 사랑을 주거나 받는 방법을 배우고 훈련해서 내 상처와 타인의 상처 모두를 보듬을 수 있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사랑의 약을 바르며 치유 한다면 새살은 금방 돋는다고 하지 않는가. 새해엔 이런 것들을 마음으로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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