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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성칼럼]다시 찾아온 시간에 희망을 이야기하자

 

새해 덕담 나누기 바쁜 요즘이다. 위 아랫사람 막론하고 서로 주고 받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터 ‘건강기원’에 이르기까지 건네는 내용도 다양하다. 잘됨을 비는 말들이라 듣기에도 좋다. 더욱이 인사 나누는 상대방과 친근감도 더 하게 해준다. 설령 인사말 건네는 사람이 진심으로 하지 않았다고 해도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의미에서 새해 덕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가치가 꽤나 크다.

개인에 대한 기원 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더 편안하고 살기 좋은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원은 성별, 나이와 피부색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새해에 갖는 소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엔 그런 말들을 듣는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또 들으면서 마음에 불편함을 감추기 어렵다. 지금의 우리 사회가 이런 덕담의 영역마저 관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로 의미가 없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대학가에서 유행했던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가 올해도 유난히 각인돼 기억나기도 한다. 하루하루의 삶이 불안하고, 미래에 거는 기대가 암담한 것도 이유중 하나다. 이러한 사회 현실은 그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나’라는 주체의 책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과 꿈을 이어주는 공감과 소통의 부재가 더 큰 원인이다. 그래서 올해도 사회적 약자들은 눈물을 흘려야 하고 ‘갑질’의 횡포에도 묵묵히 견뎌야 하는 어려움이 지속될지 모른다. 사회적 변화가 어려워 보여서다.

서민들의 경제사정만 보더라도 그렇다. 10여년 전으로 생각된다. ‘여러분 부자되세요’ 라는 덕담이 새해에 유행한적이 있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지금, 부자는 커녕 중산층 되기도 버거운게 요즘의 현실이다.

따라서 덕담처럼 복을 많이 받거나 살기 좋은 한 해의 구체적인 모습은 잘 그려지지 않는다. 소망이 막연한 만큼이나 살기 좋은 한 해는 또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도 잘 그려지지 않는다. 역시 새로운 시작은 기대에 대한 떨림도 있지만 실망에 대한 우려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도 새해가 되니 기대와 소망을 갖고 다시 덕담을 나눈다. 나부터도 그렇다. 사실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 하나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나 마찬가지다.다시 출발하는 새로운 기회는 그래서 미래를 향한 첫발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꿈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해서 다른 사람들이 소망의 꿈을 이야기하면 언제나 공감으로 화답한다. 올해엔 이런 꿈들을 덕담 속에 담아 서로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다. 그 가운데에는 올해의 희망을 이야기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족들과 직장 동료들과 친구들과 선후배들과 같이.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도 있고. ‘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리라’하는 성경구절도 있지 않은가. 사회는 그래서 변하고 변한 사회속에서 우리의 삶도 풍요로워 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루도 빠짐없이 편을 갈라 다투고, 서로 욕을 하고 비난하면서, 끊임없이 자극하는 가정이나 사회는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배려와 관용은 사라지고, 합리적인 사고와 이성적인 판단이 사라진 가정과 사회는 저급하고 상처뿐인 감정의 찌꺼기를 여과 없이 쏟아낼 뿐이다. 이런 사회 속에선 우리의 삶의 질도 높아질수 없다.

비록 이런 사회의 치유와 바램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가 어렵고 힘들다고 할지라도 새해만큼은 이런 소망의 꿈을 자유롭게 꾸고 희망을 가져보자.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든, 정치권이든 또 다른 영역이든 하루하루 작은 발전이 있어야 보다 나은 삶을 영위 할수 있는 기회라도 가질수 있다. 희망은 이런 환경 속에서 싹틔우고 꽃 피운다.

새해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 돌아와서가 아니다. 찾아온 시간에 희망을 노래하고 희망 속에 새로운 소원을 품을 수 있어서다. 을미년, 희망의 사회로 나가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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