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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의회, ‘화장실 이용금지’… 갑질논란

시의회 지하 입주 시공무원 등 이용 못하게
지하실·1층 화장실 연결구간 자물쇠로 잠궈

 

하남시의회가 1층으로 연결된 복도 출입문에 대형 자물쇠를 설치해 20여 명의 직원들이 다른 건물의 화장실을 쓰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동현기자 leedh@

‘땅콩 회항(回航)’이 갑(甲)질에 대한 국민적 공분으로 몰아친 가운데, 하남시의회가 시의회 건물 지하층에서 근무하고 있는 시청 직원 및 위탁기관의 직원들에게 건물 내부 화장실 사용을 허용하지 않아 ‘갑질 의회’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하남시 및 하남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지하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시의회 1층에 설치된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고 다른 건물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시의회 지하실에는 하남시청 건축과 녹지관리팀 직원 7명과 하남시가 민간에게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하남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소속 여직원 10명 등 2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하남시의회 건물에는 지하실에서 시의회 1층 화장실을 연결하는 계단과 출입문이 있으나, 평소 자물쇠로 잠궈 놓고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시의회 건물과 떨어져 있는 시청 본관 건물 또는 종합민원실, 시보건소 건물의 화장실을 쓰는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화장실 사용이 잦은 여직원들은 최근 시의회를 상대로 불편을 호소하며 화장실 사용을 건의했으나,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직원 A씨는 “화장실을 못 쓰게 막은 쪽은 갑(甲)이고, 시의회 눈치를 보며 다른 건물의 화장실을 따로 써야 하는 우리는 분명히 을(乙)”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익명을 요구한 여직원은 “공공건물의 화장실을 일반에게 개방하고 있는 추세에 오히려 화장실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특권 의식 때문”이라며 “화장실 문제로 즐거워야 할 직장 생활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측은 “도난방지 등 보안성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시건장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하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시의회가 출입문에 설치한 자물쇠는 자신들의 의회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빗장”이라고 주장했다.

또 시청 직원들은 이를 두고 “공무원들에게 갑의 위치에 있는 시의회에 대해 아무도 말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 시의회가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역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청 여성 간부 공무원 B씨는 “여직원들에게 화장실은 화장도 고치고 동료들과 대화를 갖는 직장 내 휴식 공간”이라며 “쾌적하고 안전한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개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남시는 사무실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시의회 건물 지하층에 이들 2개팀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남=이동현기자 lee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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