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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유럽 속의 한국문화, 판소리와 한국 춤

 

지난 7월4일 토요일 밤 KBS1 TV는 ‘세계인’ 프로그램에서 6월20일 파리 태양극장에서 개최된 ‘제3회 유러피언 판소리 아마추어 소리꾼 선발대회’를 소개했다. ‘세계로 퍼진 우리의 문화, 판소리’라는 제목에 정확히 부합되는 행사였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유럽 거주 한국 전통음악 애호가’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는데, 참가자들은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한 대목과 민요 한 곡을 부르면 되었다. ‘춘향가’ 중에 ‘이별하며 술을 권하는 노래’를 부른 독일인 안나 예츠가 1위를 했는데, 참가자 모두 한복을 입고 참여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행사는 ‘우리 소리 세계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파리 한국소리페스티벌조직위원회(K-Vox)가 주최했다. K-Vox는 판소리를 배우는 배우 겸 극작가인 프랑스인 에르베 페조디에와 한국인 한유미씨 부부가 만들었는데, 이들 부부는 2007년부터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판소리 워크숍을 진행했다. 2013년부터는 국악공연과 경연이 어우러진 페스티벌로 발전했는데, 파리 한국문화원과 국내 대학의 관련 연구기관 및 프랑스의 연구기관과 벨기에 브뤼셀 창작의 집도 후원했다고 한다.

지난 7월5일 일요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는 헝가리 한국전통무용단 ‘무궁화’의 ‘한국 춤 아름다울 美’ 공연이 있었다. 10대의 학생에서 50대의 직장인까지 14인의 여성들로 구성된 무용단은 100분 동안 쉼 없이 화관무, 부채춤, 장고춤을 추고, 한국인 스승들과 함께 궁중검무와 북춤 등을 추었다. 지난 5월14일자 칼럼, ‘재외 한국문화원, 한인문화회관과 한류’에서 이들 무용단의 연습장면을 소개한 바 있는 필자는, 50대 헝가리의 잘나가는 회계법인 대표인 주잔나 무용단 단장의 춤사위를 특별한 관심으로 지켜보았다.

주잔나 단장은 프로그램의 인사말에서 무용단의 이름을 ‘무궁화’로 지은 이유부터 설명했다. 각계각층에서 모여든 단원들이 바람에 날리는 꽃잎이 한 곳에 모여 하나의 꽃을 이룬다는 뜻에서 헝가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인 ‘바람꽃’으로 정했다가 이 꽃이 대한민국의 나라꽃인 무궁화와 생김새가 흡사하다는 것에 착안해 아예 ‘무궁화무용단’으로 정했다고 했다. 한국드라마를 시작으로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진 헝가리 한류 팬들이 2012년 9월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한국전통춤 강습 이후 2013년 공식 무용단까지 결성하고 헝가리와 유럽에서 한국전통춤 공연을 벌여오다 마침내 본고장에서 공연을 갖게 된 것은 실로 ‘역사’ 그 자체였다.

김재환 헝가리 한국문화원장도 지적했듯이, 이들의 한국 전통춤 사랑은 ‘스스로 한국문화를 즐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2012년 2개월의 짧은 기간에 13개의 한국 춤을 가르쳤고 또 이번 공연의 안무도 맡았던 ‘두(頭) Do Dance 무용단’의 홍화영 대표 등 한국 예술인들과 헝가리 한국문화원 등 부다페스트의 한인사회의 따뜻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7월10일 다시 전주 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한차례 더 공연을 가질 헝가리 ‘무궁화무용단’의 공연은 전주에서도 그 ‘감격’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6월20일 파리에서 개최된 ‘제3회 유러피언 판소리 아마추어 소리꾼 선발대회’도 파리 한국문화원 및 한국과 현지의 여러 단체들이 협력했듯이, 헝가리 무용단의 한국 공연도 헝가리 한국문화원뿐만 아니라 전라북도를 비롯한 전주의 여러 기관과 연구기관(대학)이 함께 후원하고 있다. 그렇다. 한국 밖에서 일어나는 한국문화, 특별히 전통문화 확산은 한국정부(한국문화원 혹은 한국교육원 등)와 지방정부, 그리고 대학(연구기관)과 관련 단체들 모두가 ‘합력(合力)’의 주체가 되어야만 한다. 이번에 한국 언론에 알려진 ‘제3회 유러피언 판소리 아마추어 소리꾼 선발대회’와 헝가리의 한국전통무용단 ‘무궁화무용단’ 소식은 한국문화 전반으로 나아가야 하는 한류3.0시대의 모범이 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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