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프로배구 V리그 2015~2016시즌이 10일 오후 2시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릴 ‘디펜딩챔피언’ 안산 OK저축은행과 ‘전통의 명가’ 대전 삼성화재의 남자부 개막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간 열전에 들어간다.
여자부는 이튿날인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인천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 경기로 새 시즌을 활짝 연다.
올 시즌 V리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 일정을 고려해 지난 시즌보다 8일 앞서 대장정을 시작한다.
7개 팀이 참가하는 남자부는 정규리그 6라운드 동안 팀당 36경기, 총 126경기를 치르고 6개 팀으로 리그를 꾸린 여자부는 6라운드 동안 팀당 30경기, 총 90경기로 순위를 가른다.
정규시즌은 내년 3월 7일까지 이어진다. 올 시즌에도 금요일을 제외하고 1주에 엿새 동안 팬들을 찾아간다.
내년 3월 11일부터 16일까지는 정규리그 2,3위 간 플레이오프가 3전2승제로 열린다. 리그 정상을 가리는 대망의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은 내년 3월 17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다.
남자부는 정규리그 3,4위 간 승점 차가 3점 이내면 내년 3월 10일 단판으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른다.
올스타전은 3라운드 종료 후인 12월 25일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화재의 독주가 막을 내린 남자부에서는 그 어느 시즌보다 뜨거운 순위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시즌 막내구단 OK저축은행은 챔피언결정전 8연패를 노리던 삼성화재를 꺾고 V리그에 뛰어든 지 두 시즌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번 시즌에도 타이틀 수성을 노리는 OK저축은행과 명예회복을 벼르는 삼성화재가 리그 정상급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가 가져올 초반 변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두 팀의 관건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우승 주역인 ‘쿠바산 몬스터’ 로버트랜디 시몬이 무릎 수술을 받아 이번 시즌 초반에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삼성화재는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쿠바 특급’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계약을 해지하고 시즌 개막이 임박해서 독일 국가대표 주전 라이트 괴르기 그로저를 영입했다.
그런 점에서 V리그 3년차가 된 마이클 산체스(쿠바)가 건재한데다 리그 최고 연봉 5억원을 받는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인천 대한항공을 올 시즌 레이스를 주도할 유력 후보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만 남자부도 이번 시즌이 끝나면 여자부처럼 트라이아웃을 통해 외국인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 만큼 개인 사정을 이유로 팀 합류 요구에 응하지 않은 레오의 예처럼 ‘용병 관리’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해졌다.
처음 공개선발제도인 트라이아웃으로 외국인 선수를 뽑은 여자부에서는 미국 국가대표인 도로공사 니콜 포셋과 IBK기업은행 데스티니 후커 등 기량이 만개한 선수들이 떠난 자리를 미국 국적의 만 21∼25세 대학교 졸업예정자 및 해외리그 3년 이하의 선수 경험자들이 채우게 돼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이 때문에 국가대표 공격수 김희진과 박정아, 세터 김사니가 버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및 올해 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팀 화성 IBK기업은행의 강세가 이번 시즌 V리그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V리그에서는 코트를 지배한 젊은 지휘관들의 지략대결도 볼만할 전망이다.
이번 시즌 남자부 7개 구단 감독의 평균 연령은 43.1세다. 감독 세대교체의 선봉에 섰던 OK저축은행 김세진(41), 대한항공 김종민(41) 감독 외에 삼성화재 임도헌(43), 천안 현대캐피탈 최태웅(39), 서울 우리카드 김상우(42), 감독대행 꼬리표를 뗀 구미 KB손해보험 강성형(45) 감독 등이 코트의 지휘관으로 나선다.
신치용, 김호철 등 한국 배구를 이끌어온 명장들이 물러난 뒤 ‘30∼40대 감독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이들이 보여줄 전술과 팀 색깔에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KB손보의 전신인 LIG손해보험 지휘봉을 잡았던 김상우 감독은 이미 우리카드 사령탑 신고 무대였던 지난 7월 KOVO컵에서 팀에 창단 이후 처음으로 대회 우승컵을 안기기도 했다.
‘월드 리베로’ 이호(42) 감독도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팀 성남 한국도로공사 지휘봉을 잡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다시 V리그 팬들 앞에 서는 반가운 얼굴들도 많다.
대한항공의 한선수 외에도 심홍석, KB손보 한기호, 우리카드 박상하 등이 군 복무를 마치고 소속 팀에 복귀해 새 시즌 개막을 기다려왔다.
V리그로 유턴한 낯익은 외국인 선수들도 있다. 대한항공에서 두 시즌 연속 서브상을 받았던 네맥 마틴은 KB손보 유니폼일 입었고, LIG손보에서 ‘까메호’로 뛰었던 오레올 까메호 드루티는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오레올’이라는 등록명으로 나선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