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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입어도 원작의 감동 그대로 ‘신선’

도립극단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고전원작 운율감 살려 재해석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 충족
일부 장면선 배경음악 부실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 수십 번도 더 들었을 이야기에 다시 한번 관객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도립극단이 지난 20일 선보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 우려를 내려놓을 수 있는 공연이었다.

1595년 셰익스피어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몬태규가와 캐퓰렛가의 자제인 로미오와 줄리엣이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원수지간인 두 가문의 운명에 희생돼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다. 수많은 영화와 연극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작품이지만, 도립극단과 만난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 원작의 운율감은 살리면서 현대적인 요소를 배치, 예술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김철리 감독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배우는 연극으로 만들어가는 안목에 따라 작품 전체의 해석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셰익스피어 시대의 이야기지만 배우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지금의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연출의도는 무대에서 잘 드러났다. 로미오는 청바지에 가죽재킷을 입고 “당신의 아름다움이 날 얼간이로 만들었어”라고 대사한다. 줄리엣은 벅찬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고 푼수끼를 드러내고, 로미오에게 서신을 전해야 할 신부는 사투리를 쓰며 웃음을 자아낸다.

공연은 셰익스피어 원작의 대사들이 전반을 아우르지만 상황에 따라 현대적인 요소와 웃음코드를 배치해 지루하지 않게 극을 끌어간다.

공연은 오직 대사에 집중, 셰익스피어 원작의 운율감과 리듬감을 전달하고자 음악과 무대 등 외부적인 요소을 최소화했다. 음악은 무대 중앙에 놓인 그랜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로미오와 줄리엣이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장면, 티볼트와 로미오의 결투 장면 등 긴장감이 필요한 부분에 음악이 빠지거나 부실하게 연주돼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특히 로미오와 줄리엣이 키스를 하는 장면은 배경음악 없이 침묵속에 진행돼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120분이라는 다소 긴 호흡이지만 관객들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무대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무거운 고전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대중성을 갖춰 재탄생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도립극단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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