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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남북대립의 단절된 공간에서 평화교류의 연결된 공간으로 전환되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김포시는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소외받는 지역이 아니라 남북 화해와 교류의 전진기지입니다.”

지난 8월15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열린 평화문화도시 선포식에서 유영록 김포시장이 한 말이다.

그는 김포시에 대해 “한반도와 동북아를 연결하는 허브이며, 세계로 향하는 출발점인 한강하구와 조강 일원은 생태계의 보고일 뿐 아니라 30만 시민과 1만5천 외국인들이 함께 공존하는 세계평화의 발신지”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영록 김포시장은 최근 김포시가 평화문화도시라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에 유영록 시장을 만나 그의 포부와 꿈에 대해 들어봤다.



김포시가 평화문화도시임을 선포한 특별한 이유는.

역사적으로 볼 때 김포시는 경기도 서북단에 위치한 반도지역으로, 동쪽으로는 한강을 건너 파주시·고양시를, 서쪽으로는 염하강을 건너 강화군을, 북쪽으로는 조강(組江)을 건너 북한 황해도 개풍군을 향하고 있다.

또한 김포시는 동남쪽으로는 서울특별시와 부천시, 인천광역시와 연접하고 있으며, 한강상류와 지류에서 운반된 토사의 충적지로 전체면적의 42%가 농경지인 평야지대다.

예로부터 기름진 옥토와 풍부한 한강물은 김포반도지역을 쌀 농사의 최적지로 만들어 주었고, 그 결과 김포는 천혜의 축복받는 부촌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하성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밀다리쌀(자광미)은 밥맛이 좋고 미질이 좋아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진상미가 될 정도로 김포쌀은 최상의 미질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통진면 가현리일대 이탄층(泥炭層)에서 발굴된 탄화미를 조사분석한 결과 연대측정치가 기원전 2010±25로 나타나 우리나라 최초의 쌀 생산지임이 국제학술회의(2000년 4월28일)를 통해 입증됐다.

이뿐만 아니라 김포시는 남북 분단의 접적지로 개성과 토양이 같아 한때 6년근 고려 인삼재배지로 각광을 받았으며, 지금은 당도가 높고 맛이 좋은 배와 포도가 주로 재배되고 있다.

이밖에 김포시는 남북한 대치사항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한강하구를 거쳐 서울로 생필품을 운반하는 모든 상선의 중간기착지였고, 도매상인들이 불야성을 이루었던 조강포구의 취락은 군작전상 소개되어 지금은 흔적도 없다.

따라서 통일을 대비해 이같은 역사성과 당위성이 있는 김포시가 신뢰와 화합의 장으로 남북교류 전진기지화가 되려는 이유이기도 해 지난해 8월15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뜻깊은 선포식을 하게 됐다.



통일전진기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하는 김포시의 당위성은.

우선적으로 김포시 월곶면에 위치한 문수산성이 그 대표적이다. 강화대교를 건너기전 왼쪽편에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과의 격전지였던 문수산성(사적 제139호)을 볼 수 있다.

문수산성은 1694년(조선조 19대 숙종 20년)에 축조한 산성으로 길이가 6천201m나 된다. 산성을 따라 오르면 옛 문수사지와 풍담대사 부도 및 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1호)를 답사할 수 있다.

해발 376m 정상에 오르면 봉화대터에서 한강하류와 임진강 하류, 그리고 예성강이 합류하는 강화만의 비경을 조망할 수 있고, 발아래로 북한의 개풍군땅이 시야에 들어온다.

또 문수산 중턱에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제50호 범패의 기능보유자 벽응(본명 장태남)스님이 주지로 있다가 입적한 문수사가 있다. 문수사에서 강화대교쪽 48번 국도로 나오는 길옆에 있는 갑곶(甲串)나루선착 석축로(지방기념물 제108호)를 볼 수 있다.

이 나루 석축로는 조선 초기, 박신(朴信)이 개인재산을 투입해 세운 것이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 1419년 공사를 시작해 1432년에 완공, 13년간의 역사 끝에 축조한 것이다.

김포쪽은 폭 12m, 길이 40m, 강화쪽 폭 35∼50m, 길이 35m나 된다. 이 나루에서 외침을 피해 강화도로 쫓겨 갔던 역사속의 여러 임금들의 몰골들을 머릿속 영상에 담아보면 국력이 무엇인지 절절히 느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곶면 신안리에 덕포진 사적 제292호인 손돌목이 있다. 1980년 발굴돼 복원된 진지로서 선조조에 축조되지 않았나 추정되며 15기의 포대가 염하강을 향해 구축되어 있다.

더구나 문수산 애기봉은 현재 통일안보관광지로 해병2사단 군영내인 하성면 가금리에 있다. 기생애기(愛妓)의 설화에서 유래되어 명명된 애기봉에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가 새겨진 비가 우뚝서 있고 북한 땅을 가장 가까이서 육안으로 볼 수 있다.

그 옆에 실향민의 망배단이 설치돼 매년 합동으로 제향을 한다. 나오는 길목에 한재당(지방기념물 제47호)에서 무오사화때 28세의 젊은 나이에 화를 입은 이목(李穆)선생의 충절을 마음속으로 되새길 수 있다.

이목선생이 즐겨 마시던 한재차(茶) 나무와 한재다정, 정자에서 우국충절을 논했던 당시의 현인들의 모습을 떠올려볼 때 당위성이 충분한 것이 아닌가 싶다.


 

 

 


김포시의 평화문화 관련 인프라 활용 방안과 중장기 발전 계획 수립은.

그렇다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먼저 평화도시로 가기 위한 추진전략이라 볼수 있다. 따라서 현재 연구 용역을 추진중이고 이어 남북물류포럼·평화문화도시 정책토론회를 갖고 현재 평화문화도시로서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우선 추진목표로 보는 시민중심의 평화와 인권의 가치실현이다. 따라서 평화문화를 기반으로 발전하는 국제적인 평화문화도시의 위상확보다. 이는 소통을 통해 평화·통일시대를 선도하는 중심도시로 정해졌고 ‘평화문화 지향의 공감대 확산’ 등 7개의 중점과제와 과제별 20여가지의 실행계획이 이미 수립됐다.

이에 평화문화도시 추진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구체화하고 기존 인프라 활용 방안과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키 위해 전문기관에 의뢰해 연구한 ‘평화문화도시 추진전략’의 최종보고회를 갖고 세부 실행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연구원들의 보고서에 의하면 평화문화 지향의 공감대 확산과 평화문화를 바탕으로 갈등 해소가 ‘시민중심의 평화·인권의 가치실현’ 목표의 중점과제로 제시됐고, 제2추진목표인 ‘국제적인 평화문화도시 위상확보’를 위해선 평화문화자원을 활용한 평화통일 상징기반 조성과 평화문화도시로서의 위상 제고가 과제로 나왔다.

특히 3번째 추진목표인 소통이다. 소통을 통해 평화·통일시대를 선도하는 중심도시의 과제는 평화문화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평화문화도시 브랜드 강화, 남북평화통일 기여가 선정됐다.



평화도시 전진기지에 대해 전문가와 학계 등에서 약점이나 비판 제시는 없는지.

추진하는 일에 대해서 약점이나 비판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올바른 비판은 추진하는 데 그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약이 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연구보고서 사업 추진에 있어 시민공감대에 따른 참여부족과 김포시 재정자립도가 약화 추세에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주민간 갈등요소 존재, 교류협력 관련 시민단체 및 기업체 부족을 지적했다.

또 이밖에 남북관계의 경색기조와 예측 불가능성, 남북관계 및 정치적 영향으로 인한 일관된 정책추진 어려움, 북한의 지자체 인식부족과 지자체 단독 남북교류사업 추진의 제도적 한계, 통일에 대한 국민열망 하락추세를 위협상황으로 분석을 내놨지만 이는 평화도시와의 관계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다시말해 접경지역 주변에 조성되는 평화도시 유형은 신구도시간의 격차 문제가 될 수 없다. 평화도시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면 기존의 시가 계획하고 있던 각종 도시개발사업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상은 권역별로 나눠 장기발전을 도모한다면 격차와 불균형 문제는 대두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김포시의 평화문화도시 계획은 단순한 생각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기에 광복 70주년을 맞아 김포시가 원대한 선포식을 하게 된 것이다.

만약 김포시가 멀지 않아 평화도시의 토대로 활용된다면 이는 김포시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고 평화문화도시 사업은 정부 사업으로 확정할 수밖에 없는 성격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거대 경제권의 틈새를 공략할 수 있는 곳은 김포 평화도시며, 이를 중심으로 형성될 경제특구 거점이 되어야 하고 그 역할을 김포시가 수행할 것이다.

인터뷰 내내 유영록 시장의 제시한 평화문화도시 계획은 어찌 보면 정말 ‘꿈 같은’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는 대목이었지만 유 시장의 원대한 계획을 전략적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글ㅣ천용남 기자 cyn5005@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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