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나를 사랑하는 방법, 금연
[의정칼럼]나를 사랑하는 방법, 금연
  • 경기신문
  • 승인 2016.02.17 19:03
  • 댓글 0
  •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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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정 여주시의원

요즘 TV를 보면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폐암 한 갑 주세요.” “뇌졸중 한 갑 주세요.” “후두암 한 갑 주세요.” 예전에 폐를 재떨이에 비유한 포스터를 보면서도 눈도 깜박하지 않고 맛있게 담배를 피워댔는데 이젠 아예 담배를 무시무시한 질병으로 취급하니 영 담배 피우기가 찜찜하다.

애연가인 공초 오상순 선생이 다시 살아난다면 아직도 “담배는 나의 호흡이다.”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웠으니 벌써 흡연경력 41년째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 수없이 금연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금연 시도는 나의 의지박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표이니 차라리 그냥 피우는 게 속이 편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런 나의 인식이 얼마 전 신문에서 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 소송 과정을 보고 싹 바뀌었다. 담배회사가 담배를 많이 팔려고 담배에 첨가물을 넣어 한번 담배를 피우면 끊을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말인즉슨 담배를 못 끊는 게 나의 의지박약 탓이 아니라 담배의 중독성, 즉 담배회사 탓이란다.

담배는 모든 암 발생원인의 30~40%를 차지하며, 가임기 여성의 흡연은 유산, 태아 뇌세포 손상, 영아 돌연사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이처럼 담배의 해악이 큼에도 환자 개개인이 흡연과 질병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워 그동안 담배회사에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

그런데 2014년 공단이 역학적인 방법으로 흡연과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고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흡연력 20갑 이상이면서 30년 이상 흡연한 폐암과 후두암 환자의 진료비로 공단이 부담한 금액에 대해서다. 공단의 담배소송은 소송결과도 중요하지만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국민 건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소송의 쟁점은 흡연과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입증인 바, 담배회사는 “공단이 제출한 역학적 증거만으로는 흡연과 폐암과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공단은 “흡연력과 병력이 입증되고 흡연을 능가할 다른 위험요인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흡연과 폐암 발병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인정되는데, 공단은 이미 많은 증거와 법원에 제출된 의무기록을 통해 대상자의 흡연력과 암종을 입증한 바, 흡연 이외 다른 위험요인에 대한 입증은 이제 담배회사의 몫이다”라고 주장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선 주정부가 제기한 담배소송에서 이미 역학적·통계적 방법을 통한 인과관계 및 손해의 입증을 인정한 바 이번 공단의담배 소송에서도 이를 받아들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담배 소송과 별도로 공단은 작년부터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공단의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별 부담 없이 금연보조제나 금연치료 의약품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이제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 담배 자체가 갖는 중독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의지만으로 힘든 금연을 공단의 도움을 받아 시도해 보자. 우선 나부터 가까운 병원을 찾아 공단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동참해야겠다. 담배연기가 걷힌 청정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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