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숨n쉼]글로벌 K-타운 콘텐츠 구축

 

2015년 말 현재 세계 170여 개국에 약 720만 명의 ‘글로벌 한인’이 살고 있다. 1860년대부터 1945년 8월 일제강점기 사이에 러시아와 중국으로 떠난 초기 한인 이주자들은 농촌공동체를 이루기도 했으나 지금은 거의 대부분이 도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들 대부분은 미국, 중국, 일본, 독립국가연합 등 주요 4개 지역을 비롯하여 동남아시아와 호주 및 중남미 그리고 유럽의 몇몇 주요 도시에 ‘K-타운’이라 할 만한 한인집거지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 각지의, 주류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글로벌 K-타운들은 해외 한인들의 이민 역사를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한인 2세들에게 한국문화를 전수하여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배양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또한 K-타운은 한국문화의 발신지로서 현지의 주류사회에 한국문화를 알리고 현지 주민들과 소통하는 공공외교의 공간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과 LA, 도쿄와 오사카, 북경과 심양 등 글로벌 K-타운들은 초국가적인 이주와 이동의 시대를 맞아 한국 상품을 해당국의 주류사회에 소개 및 수출하고, 나아가 장차 한국의 청년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교두보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K-타운을 통해 해외취업(‘K-Move’)을 실현한 청년들도 적지 않다.

 


1990년대 초반을 전후로 해외 한인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가 활발해졌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의 해에 결성된 재외한인학회는 그 동안 다양한 주제로 연구를 수행해왔고 지금도 왕성한 학문적인 업적을 생산해 내고 있다. 그러나 K-타운의 장소 혹은 공간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고 또 관련 기록과 보존을 위한 노력도 소홀했다.

 


최근 한인들의 해외 진출 및 정착 유형의 변화와 타민족들의 진입으로 세계의 주요 글로벌 K-타운들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뉴욕 한인의 애환이 서린 플러싱 K-타운의 초기중심지는 이미 차이나타운으로 변했고, LA K-타운의 중심은 이제 더 이상 올림픽가가 아니다. 중남미계 이민자들의 주요 집거지로 바뀐 것이다. 바로 여기에 최소한 20년 이상의 이민의 역사를 갖고 있는 주요 글로벌 K-타운의 콘텐츠 구축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K-타운의 콘텐츠는 어떤 내용으로 구축되어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K-타운을 일구어온 올드 타이머(old timer)의 생애이야기, 또 이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하고 한인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해온 각종 단체의 역사와 민족문화축제 등 K-타운의 한민족 문화자원을 수집하여 아카이빙하고 그 관계성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지식맵(Knowledge Map)의 구축이 필요하다. K-타운 지식맵은 젊은 세대로 하여금 조부모 및 부모세대가 이룩해온 K-타운의 역사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K-타운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모바일 앱으로 개발되면 문화관광산업에 도움을 주어 K-타운의 도시재생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문화지도와 위키(wiki) 콘텐츠로 이루어지는 K-타운 지식맵은 어느 한 개인이나 연구단체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재외동포재단 등 정부 유관기관, 총영사관과 한국문화원과 한국교육원 등 현지 공공기관, 국내외 재외동포 관련 연구소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다. 2014년 한국학중앙연구원 해외한국문화교류센터 사업으로 오사카 재일코리안청년연합(KEY)이 수행한 ‘재일코리안 가정에 잠들어 있는 역사자료발굴 캠페인 사업’의 성과와 같은 현지 동포사회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일도 필요하다. 또한 데이터 경쟁의 시대인 만큼, 글로벌 ICT 기업들도 상호 윈윈 전략 차원에서 파트너십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K-타운 콘텐츠 구축은 K-타운을 기반으로 K-Move를 실현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크게 환영받을 만한 공공사업이 될 수 있다. K-타운 현지의 연구기관이나 NGO/NPO에서 최소한 6개월 이상 문화자원 수집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턴십 활동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