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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금수저용 사교육병폐 우려

고교교육 정상화 등 취지 도입

소질·적성·발전가능성 평가 선발



수시모집 선발 30~40% 비중 되자

도내에도 입시 컨설팅학원 성업



“고3 자녀 돈으로 스펙 만들기

학부모들 거액 지출 실정” 비판

수도권 주요 대학이 입학정원의 30~40%, 서울대는 무려 77%를 선발하는 등 대학입시 주도권과 학생 선발 자율권 보장 등 확대, 시행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이 ‘고교교육의 정상화’와 ‘학생·학부모의 대입준비 부담 경감’이라는 도입 취지와 달리 입시컨설팅 등 사교육 시장의 또 다른 병폐를 낳고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비교과 항목의 치열한 ‘스펙쌓기’ 경쟁과 각 대학의 불투명한 선발기준에 논문이나 자기소개서 준비를 위해 수십, 수백만 원을 들여 ‘대필’ 등의 문제가 잇따르면서 사교육 비용 경감은 커녕 오히려 더욱 값비싼 사교육 트렌드만 새롭게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커지고 있다.

29일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생부종합전형(구 입학사정관제, 이하 학종)은 학생의 현재 소질과 적성, 그리고 향후 발전 가능성을 평가해 해당 대학과 학(부)과에서 수학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제도로, 지난 2009년도 1만9천815명 선발을 시작으로 2017학년도에는 수시모집에서 7만2천101명까지 확대, 선발한다.

그러나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선발하는 학종의 비중이 전체 수시모집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대폭 확대되면서 전직 입학사정관들과 일선 고교의 학생부 등을 관리·평가하는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 서울은 물론 평촌과 분당, 수원 등 도내까지 진출해 1인당 많게는 수백만원까지의 고액 입시컨설팅에 나서는 등 사교육 시장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각 대학의 불투명한 선발기준 등에 따라 불안감이 커진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컨설팅업체와 대필업체 등이 난립하는가 하면 ‘공교육 무용론’까지 재점화되는 등 반발마저 커지고 있다.

심지어 ‘학종 전문’을 내건 컨설팅업체 등의 도내 사교육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기존 학원가에 대한 차별심을 부추기는가 하면 새로운 유형의 ‘금수저’ 사교육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마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3 수험생을 두었다는 한 학부모는 “내신성적에 더해 자소서, 추천서, 교내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스펙들을 고려해 선발한다는데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밖에 하지 않는 고등학생이 슈퍼맨도 아니고 언제 그 많은 활동을 다 할 수 있느냐”면서 “결국 돈으로 애 스펙까지 쌓아주라는 건데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도내 한 대입학원 관계자는 “정시보다 수시 비중이 훨씬 커진 데다 학종형이 수시모집의 30~40%를 차지하다 보니 금수저 학생과 학부모들이 좀 더 쉽게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 입시컨설팅 비용만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또 다른 유형의 ‘금수저용’ 사교육 시장의 문만 열어준 꼴이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나아가는 것으로, 학생의 진로, 적성 등을 잘 판단해서 그 학생에게 맞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사교육 시장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정상화를 위해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이상훈·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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