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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흔들리는 세상속에서 예술가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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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03일  20:16:00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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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혜홍 섬유예술가 복합문화공간 행궁재관장

세상이 온통 혼돈이다. 이 속에서 예술가는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할까.

프랑세스알리앙스를 다니며 유학 준비를 하다가 그림때문에 뽑혀온 31년 전 수원 매향여자중학교 미술교사 생활은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이화여자대학 창립자 스크랜튼 여사가 세운 경기도 최고의 여성 교육의 산실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영어교육의 일상화와 전통에 입각한 체계적인 부덕교육은 서양교육에 익숙한 24살의 젊은 여교사에게는 한국전통에 대한 새로운 공부의 시작이었다. 특히 교문밖에 있는 고색창연한 수원화성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그리고 연무대까지의 산책 길은 덕수궁에서의 미술대회 등 서울 고궁에서의 어린시절과 같이 전통에 대한 깊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였다. 담임교사도 하지 않고 3년간 자유롭게 연구를 하며 새로운 미술작품을 한 그 시간들은 지금까지도 한국전통에 입각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되었다.

애초 2년만 있어야지 했던 학교생활은 수원성곽안에 재능있는 여학생들을 방과후 미술실에서 그림을 가르치고 개교기념 85주년 미술작품 준비를 하며 몰래 주전자에 라면을 끓여서 다같이 먹는 재미와 학교 앞에 중국집에 몰려가 먹던 짜장면 값이 어쩔 때는 한달 용돈을 초과해서 집에서 꾸중을 들었지만 너무나 즐겁고 신나는 생활 덕분에 세월 가는 줄 몰랐다.

그 후 여러가지 사회적 변화와 함께 찾아온 학교의 대변혁은 예술가라 순수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고집스럽고 고통스럽게 자리를 지키며 더욱더 섬유예술속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21년만에 학교를 바꿔 수원 안에 있는 공립학교를 공채로 나간 10년간의 세월도 그렇게 보내며 드디어 날아갈 듯한 마음으로 아쉬움과 섭섭함을 뒤로 하고 올해 8월 학교와 작별을 하며 자유를 얻었다. 바로 이어 수원에서 개최한 2016국제보자기포럼에서 전통에 입각하여 보자기라 통칭하며 한국전통염색, 자수 등 직물로 이루어진 한국섬유예술의 우수성을 수원화성의 더불어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고 한 열망은 세계인의 찬탄을 이끌어내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시대를 초월하여 공감하고 이해되며 친숙한 유전자 같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예술적 아름다움으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기회를 기다렸는데 마침 그 꿈을 실현한 것이다. 이 꿈이 실현되기까지는 수천년의 생활 전통이 밑바탕이 되어 있다.

친잠의궤(親蠶儀軌)에도 나와 있듯이 조선은 유교적 예를 중시해 국가행사를 의례화해 문화적인 기틀을 세우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국조오례의(國朝續五禮儀)을 편찬했다. 친잠의궤는 국조오례의의 길례 중 하나로 국조오례의는 길례(吉禮), 흉례(凶禮), 가례(嘉禮), 빈례(賓禮), 군례(軍禮)로 대사는 종묘, 사직이고, 중사는 친경과 친잠으로 국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의례인 것이다. 친경의례는 왕이 친히 농사짓는 본을 보이는 것이고, 친잠의례는 왕비가 친히 양잠의 본을 보이는 행사로 백성의 농사짓는 고통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왕과 왕비의 애민사상을 표출한 것이다. 친잠의궤는 영조때 계비 정순왕후 김씨가 경복궁에서 봉행한 선잠제(先蠶祭)와 친잠례(親蠶禮)의 전체 과정을 기록한 의궤다. 왕비가 직접 뽕잎을 따서 누에에게 먹이는 침잠례는 국가제정에 큰 몫을 하는 양잠업을 장려하는 상징적 의미이다.

이를 담당한 일반여성들이 농사라는 주업과 더불어 의료(依料)의 생산에 관계된 길쌈, 염색 등의 직물공예는 여성이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으로 국가 경제에 세금으로 납부되는 화폐로의 기능도 가졌다. 또한 염료나 옷감이 구하기 어려운데다 값이 비싸서 의복을 만드고 남은 천조각을 모아서 조각보같은 생활용품을 만든 검박한 생활신조의 생활철학이 오늘날 예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현대에 있어 역사을 중시하는 서양의 관점에서 한국의 전통에 입각한 생활예술과 철학은 더욱더 고귀하며 한국을 문화적으로 새롭게 평가하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이다.

오늘날 수원시농업기술센터에서처럼 도시농사를 지어서 그 속에서 나온 것으로 한국전통염색을 하고, 여성들에게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는 규방공예 교육을 통하여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활동은 우리 전통을 이어가는 중요한 자리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져야 할 귀중한 문화적 자산이다. 또한 예술가에게는 새롭게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치열한 국제섬유미술계에서 한국문화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귀한 문화적 보고의 밑바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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