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세상의 천국’, ‘절반은 산수요, 절반은 도시다’라는 말이 있듯이 항주는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며 력사가 깊고 유적지가 풍부하다. 지난 ‘제11회 G20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품격을 한껏 끌어올리며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항주는 서호와 전당강 등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명소를 비롯해 경항대운하, 령은사 등 수많은 력사 문화와 유적이 남아있다.
절강성의 성도 항주는 인구 약 700만명의 중국의 2선 도시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하늘에 천당이 있으면 아래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라고 읊을 정도로 멋진 절경과 풍치를 보이는 땅이였다. 진시황이 이곳에 전당현을 설치한 이후 2000년 이상의 력사를 이어온 중국 6대 고도(서안, 북경, 락양, 남경, 개봉, 항주)에 꼽히며 1127∼1276년 기간 남송의 수도이기도 했다.
지난 10월 30일 오전, 취재차 항주에 머물던 우리 일행 3명은 빠듯한 일정때문에 항주가 자랑하는 서호만 잠간 둘러보고 오기로 약속하고 길을 나섰다. 서호의 입구에 들어서니 주말인데다 유명 명승지여서 관광객들도 많이 운집한듯 입구주위와 호수 저 건너편의 길에도 사람들로 인파를 이루고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서호의 전경에 감탄하며 사진도 찍고 걸어가다보니 백거이가 만들었다는 뚝 백제(白提)가 나타났고 그 북쪽끝 보석산 산정에는 마치 다리가 끊어진것처럼 보인다고 단교라 불리는 다리가 보인다.
가이드의 소개에 따르면 서호는 중국의 10대 명승지중 하나로 꼽힐만큼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호수로 원래는 전당강과 련결된 해안의 포구였으나 진흙과 모래로 막히면서 조성된 인공호수이다. 또한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계절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특히 안개가 끼였을 때나 달 밝은 밤 또는 일출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서호라는 이름도 월나라에 살았던 중국의 4대 미녀중 하나인 서시(西施)의 이름을 따라 붙였다고 한다. 전체 면적은 6평방킬로메터이며 둘레는 15킬로메터, 동서남북 폭이 3킬로메터 정도, 최대 수심은 3킬로메터다. 그다지 큰편은 아니지만 한바퀴 도는데 5시간은 족히 걸린다.
항주에 있기는 5년
내 스스로 항주 사람이야
산을 의지하며 돌아갈 집은 없으나
서호 근처에서 살고저 하네
이 시는 북송때 뛰여난 문장가이자 시인인 소동파가 서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라고 한다.
빠듯한 시간때문에 우리는 서호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배를 탔다. 멀리 운무속 남병산의 기슭에 뢰봉탑이 보인다. 우리가 드라마를 통해 익숙히 알고있는 백랑자(白娘子)와 허선(許仙)의 눈물겨운 사랑이야기가 전해지는 뢰봉탑이다.
배사공을 통해 귀동냥으로 서호에 깃든 스토리들을 전해들으며 이러한 스토리가 서호의 절경과 함께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고있다는것이 한눈에 알렸다. 항주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수 있었다. /리영수·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