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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예술, 마음의 위로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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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08일  19:52:07   전자신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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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혜홍 섬유예술가 복합문화공간 행궁재관장

계속해서 터지는 국정 농단 사건은 온 국민을 정신적 외상인 트라우마에 노출시키고 있다. 하지만 거대한 미디어 아트 같은 촛불 시위와 다양한 공연과 외침을 통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며 치유하는 것을 보면서 진정한 민주주의 예술을 꽃피우는 행위예술가 처럼 보인다. 마치 갈 길을 잃고 길 위에 서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 감각 마저 상실한채 삶에서 간혹 절망을 발견할 때, 가장 많이 찾는 스스로의 치유 방법이 예술인 것처럼.

지난 여름 오스트리아에 갔을때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가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대성당에서 파이프오르간으로 울려 퍼치던 모차르트의 미완성곡인 안식이란 뜻의 레퀴엠이다. 밖의 공연무대까지 울려 퍼지는 음악을 한참동안 앉아서 들으며 마침 90년 전통의 연극과 음악 축제인 잘츠부르크여름축제기간이기도 하였지만 그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예술이라고 말한 예더만(Jedermann·아무나) 공연의 감동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동양의 낯선 이방인을 붙잡은건 예술의 역할에 대한 깊은 사색이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가치관의 붕괴와 정체성 혼란으로 고통받던 유럽사람들은 1920년 8월 22일 호엔잘츠부르크성이 보이는 잘츠부르크대성당 앞 광장에서 극작가 후고 폰 호프만슈탈이 올린 예기치 못한 죽음에서도 선행을 통해 구원 받는 과정을 그린 예더만 공연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예술행위 중 공감하고 예찬하며 표현하여 전달하기의 밑바탕에는 스스로가 즐겨 찾는 창의적 영감 활동이 있는데 나또한 삶이 남루하다고 느낄 때 찾는 최고의 위안은 고궁을 찾아 절제되고 품격있는 예술속으로 들어 가는 것이다. 특히 수원화성을 세운 정조대왕의 역사적 사실이 온전히 남아 있는 창덕궁 후원은 어린시절 소풍과 그림을 그리던 단발머리 소녀을 마음으로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위로 공간이다. 수원화성과 함께 1997년에 유네스코에 등록된 창덕궁은 응봉이라는 백악자락을 기대어 자연스럽게 그 지세대로 전각을 앉혔고 그리고 후원 숲속 곳곳에 정자와 서재를 품은 풍광은 조선왕조의 두번째 궁궐로 가장 아름답고 사랑을 많이 받았던 공간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이 다 다르고 날씨에 따라서도 다르게 보인다. 특히 대학때 보았던 비오는 날의 풍경은 그 쓸쓸함과 우수가 삶의 한부분인 것처럼 진한 감동을 주며 인생의 기쁨과 슬픔이 동급이라는 철학적 사유를 평생 가지게 하였다.

정조가 5세에 죽은 그의 장자 문효세자를 위해 지어 생전에 자신의 편전으로 사용하다가 손주인 효명세자가 대리청정하다 22세에 요절한 슬픈 역사를 지닌 중희당 동궁터와 관물헌을 지나 후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붉은 단풍잎으로 터널을 만들어 기억속 최고의 아름다운 가을날을 만들고 있었다. 야산을 이용해 자연미를 최대한 살려 왕이 공부하며 때로는 사냥도 하고 무술도 연마하며 제단을 설치해 제사도 올리고 종종 연희도 베풀며 정사의 속박에서 벗어나 무욕허심의 경지에서 자족하고 사색한 공간으로 담장 경계 너머에는 성균관이 있었다.

후원 가까이 당도하면 정조대왕이 낚시를 하고 그 물고기를 풀어 주었다는 부용정과 네모난 연못과 가운데 둥근섬을 인공으로 조성해 도가사상의 천원지방 부용지가 나온다. 그앞으로는 취병과 선비의 겸양을 가르친 어수문을 지나 2층 누각인 열람실 주합루가 있다. 1층은 왕실 서고이며 정조시대 개혁정치의 본산으로 그 중추가 되었던 규장각이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학문을 연마하고 연구하여 왕의 자문기구, 정책개발실, 출판소등 정권의 핵심기능을 맡게 하여 정조의 문예부흥 산실이 되게 하였다.

오늘도 효명세자의 대리청정시대(1827~1830)에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국보 제249호 동궐도을 바라보고 그속을 마음으로 거닐며 결코 사치스럽거나 웅장하지 않게 하여 백성과 비슷한 기와집과 초가에 살면서 진정 백성을 위하는 군주가 되려고 노력한 조선왕들의 시간 여행 속에서 위로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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