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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한 목소리 높이는 것이 예술가 역할”

김대중·노무현 정부때도 비판 만화 그렸었다
한 달간 트럭 타고 전국 다니며 사람들과 소통
세상 밖 이야기 작품에 담는 작업 이어갈 것

 

문화계 블랙리스트 오른 이하 작가를 만나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화계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표현의 자유라는 예술의 기본적인 가치를 배제한 채 허울 뿐인 문화융성을 이루고자 했던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몇몇 예술가들은 “자랑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정부 비판적인 예술 활동을 이어오며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린 이하 작가 역시 “예술가로서 멋진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뗐다.

지난 28일 이하 작가를 만나 예술을 하기에 녹록치 않은 시대를 살고있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굳이 그의 정치적 성향을 따지자면 진보에 가깝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성향 이전에 세상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정부 비판적인 시사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그렸었다.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예술로 표현하는 작업 방식은 변한게 없지만 내 작업에 대한 반응은 최근 5년간 너무나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하 작가의 작품은 풍자가 주를 이룬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 머리스타일의 박근혜 그림을 비롯해 최근 촛불집회 때는 무당옷을 입은 박근혜 머리 위에 앉아있는 최순실을 그린 스티커를 만들어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낮은 곳에서 그 사람들의 목소리 듣고 호흡하는 사람이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재치있게 표현하는 것이 내가 하고자 하는 예술이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여름에는 박근혜를 풍자하는 그림이 그려진 트럭을 타고 전국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 달여간 트럭을 타고 전국을 다니며 공원 등에서 50초간 초상화를 그려주는 이벤트를 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라며 “박근혜 그림을 보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해 다양한 의견들을 공유했는데, 이야기를 들으며 레임덕이 이미 시작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갤러리가 아닌 세상 밖에서 얻는 이야기들이 내게 영감을 주는 가장 큰 요소다.”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이 여러모로 힘든 요즘, 이하 작가는 이런 삶이 ‘운명’같다고 밝히며 세상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촛불집회에서 각종 풍자 이벤트가 이슈되는 것을 보면, 예술의 힘은 힘든 시기에 발휘되는 것 같다”라며 “그동안 해왔던 작업들을 계속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작가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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