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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고 노는 한국… 활짝 열린 ‘1인 소비시대’ 문제는 없나

1인 가구, 취업난·만혼·고령화 탓 ‘한국 대표 가구’로
간편식 6년 만에 3배 ‘쑥’… “새 소비시장 창출 가능성”
빈곤층 증가·교류 부족·정치 무관심 등 부작용 우려도

늦은 결혼과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술(혼자 마시는 술), 혼밥(혼자 먹는 밥), 혼여(혼자하는 여행), 혼영(혼자 보는 영화) 등 ‘1인 소비시대’가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새 소비시장이 창출되는 효과가 있지만, 소비·생산 여력이 부족한 사회적 빈곤층 증가와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등 향후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3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혼자 사는 가구 수는 520만3천가구로, 전체 1천911만1천가구의 27.2%를 차지했다. 2인 가구(26.1%), 3인 가구(21.5%), 4인 가구(18.8%) 등 대한민국의 가장 보편적 가구 형태를 넘어선 수치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로 청년층의 취업난과 그에 따른 늦은 결혼, 고령화를 꼽았으며, 이는 1인 가구 생성의 근본 배경일 뿐 아니라 1인 가구의 ‘나 홀로 소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도 거론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무래도 취업이 어렵고, 취업해도 직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필수적 소비를 제외하고 친구나 동료들과 어울렸을 때 쓰게 되는 비필수적인 소비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은 새 소비시장의 창출 가능성을 여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최근 국내 간편식 시장의 규모는 6년 만에 3배로 커졌고 편의점과 외식업계, 숙박·관광업계 등에서는 혼밥·혼술·혼여족 등을 위한 다양한 1인 소비용 상품·서비스가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1인 가구를 위한 보안서비스 상품이나 보험 상품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슬기 LG경제연구원은 “1인 가구를 위한 전용 보안 상품 등이 나오고 노인 가구의 증가로 실비 보험이 늘어날 것”이라며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분야의 산업이 확장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인 1인 가구건, 청년 1인 가구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적 어려움 등의 요인 탓에 ‘비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가 적어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1인 가구가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것은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네트워크의 상실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인 가구들의 ‘정치 무관심’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 교수는 “지금까지 1인 가구의 선거 참여는 다른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더 1인 가구를 정치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채널이 있어야 하는데, 저조한 선거 참여율 탓에 1인 가구가 자신들의 요구를 정치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통로가 없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 경제연구원 연구원도 “1인 소비와 동반되는 개인화 경향으로 사회 안에서 의견 수렴이나 연대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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