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사회]3월의 봄; 여성운동의 확장을 준비하며…
[시민과 사회]3월의 봄; 여성운동의 확장을 준비하며…
  • 경기신문
  • 승인 2017.03.0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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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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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영 ㈔수원여성의전화 대표

3월의 봄. 내가 활동하고 있는 수원여성의전화가 이전을 하였다. 활동을 하면서 네 번째 이사다. 수원시의 집결지 폐쇄정책에 따라 수원여성의전화는 집결지여성들의 자활지원사업을 하기 위해서 좀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여 어려운 와중에도 이사를 감행하게 되었다. 포장이사를 할 수 없는 어려운 형편에 활동가들이 직접 짐을 싸게 되었다. 예전에 묵은 짐들 속에서 선배들의 활동사진과 손으로 직접 쓴 활동의 연혁들…. 수원여성의전화를 믿고 그동안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해준 수많은 여성들의 내용들이 묶여 있는 상담일지 등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수원여성의전화는 1994년 창립 이후 정말 많은 일들을 해왔다. 성폭력피해경험 당사자들의 인권지원에서 가정폭력, 성매매피해경험여성들을 만나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날들이 있었다. ‘여성운동’을 하며 ‘여성운동’으로 삶을 다시 보며/살며 지금까지 지역에서 이어져왔다. 그러한 이어짐은 빛바랜 사진 속 선배들의 노고가 원동력이 되었고, 이들은 남아있지는 않지만 그 힘이 나에게 전해져 여러 번 이곳에서 몸 뺄 생각을 한 나를 잡고 있는 것 같다.

한 번도 수월하게, 녹록하게 넘어가지 않았던 ‘여성운동’의 영역 중 수원여성의전화는 2007년 새로운 의제인 ‘성매매’를 선택하고 만나게 되면서 참 많이 아프고 분노하며 앞만보고 했던 활동들, 여성인권착취의 온상이며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성매매’를 반대하고 성매매여성들의 인권지원 사업을 하면서 수원지역에, 아니 전국에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번쩍이는 네온사인들의 빛 속에서 엄청난 규모의 밤의 경제인 성산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성산업을 만들어 내는 생산자(알선자)들과 소비자(구매자)들의 연결고리를 맺으며 서로의 실체들에 대해 침묵하면서 형성하고 있는 성산업 내의 여성들은 ‘상품’이라는 사실에 분노하고, 유지시키는데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확인하면서 분노하고, 개인적으로 알면서도 모르는 척 살아왔던 무관심 했던 죄책감에 힘들어 했던 시간들 속에서 수원여성의전화가 성매매를 여성운동의 의제로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수원여성의전화는 성매매여성들이 어떻게 끊임없이 여러 경로를 통해서 유입되고 거래되고 소비되는지 성매매현장에 현실을 보여주고 편견 없이 성매매의 올바른 시각을 시민들에게 갖게 하고자 노력을 하였다. 단순히 성매매뿐만 아니라 가정폭력과 성폭력의 연속 상에 성매매여성들의 현실이 보여주는 진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성산업은 누구 때문에 존재하는가?

사회적인 여론은 가난하고 빈곤한 여성들의 삶을 이어주기 위해서 성매매가 존재하는 것처럼 이야기 되고 있다. 성매매업소를 이용하는 대다수의 남성들은 성매매업소의 주 메뉴가 어떠한 종류의 ‘술’이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여성들로부터 어떠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을까?

성매매방지법을 우려하는 이들은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고 있지만 성매매가 없어지면 마치 성폭력이 더욱 더 늘어날 거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이 말에 남성들은 왜 분노하지 않을까? 성매매를 인간에 대한 폭력으로 인식을 한다면 성구매를 하지 않는 ‘실천’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성매매는 ‘법’을 넘어서 ‘의지’의 문제라고 보여진다.

1983년 여성의전화는 아내구타 문제를 의제화하여 법을 만들고 각 지역에 25개의 지부들이 생성되면서 여성운동을 확장해 왔다. 저 묵은 짐들 속에서 자기 피해경험을 용기를 내어 들려준 많은 당사자들의 이야기들이 역사이다. ‘여성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침묵하게 만드는 사회적 통념을 제거하고 성평등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수원여성이전화가 1994년부터 지역에서 지켜온 실천을 당사자운동으로 확장하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여성주의가치를 실천하고 지역에서 또 다른 역사를 채워가면서 달려갈 거라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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