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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왕세자가 입학한 성균관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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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20일  21:12:40   전자신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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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희 궁궐문화원장

새싹이 돋아나는 봄은 시작의 계절이다. 거의 모든 학교의 입학식이 치러지고 사람들은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며 축하한다. 조선시대 왕세자도 학교에 입학을 했을까? 오늘은 떠오르는 해, 왕세자가 입학을 했던 성균관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성균관은 성균관대학교 정문을 들어서서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요즘에 우리가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수능시험’을 치르는 것처럼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성균관에 입학하려면 ‘생원진사시’라는 시험에 합격을 해야 했다. ‘생원진사시’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응시했던 과거시험 중 1차 시험인 초시에 해당된다. 조선의 일반 선비들은 생원진사시에 패스해야 성균관에 입학할 자격이 생기지만 왕세자는 왕세자라는 자격만으로 성균관 입학이 가능하다.

왕세자가 입학한 성균관은 크게 제사를 지내는 영역과 교육을 하는 영역, 2가지로 구분된다. 교육을 하는 중심영역은 명륜당이며, 제사를 지내는 중심영역은 대성전이다.

입학식을 치르기 위해 궁궐을 출발했던 왕세자는 대성전에서 잔을 올리는 예인 ‘작헌례’를 행한다. 대성전은 성균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물로 ‘문묘(文廟)’라고도 부르며, 공자님을 비롯해 그의 제자인 안자, 자로, 증자, 맹자 등의 위패를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입학식을 위해 성균관에 온 왕세자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공자님을 비롯한 성현들에게 예를 올리는 것이다.

문묘에서 예를 올린 다음 왕세자는 명륜당으로 향한다. 명륜당은 평소에 성균관 유생들의 글 읽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 곳으로, 성균관 유생들은 이 곳에서 수업도 듣고, 모임을 갖기도 했던 곳이다. 즉 지금의 대학 강의동과 같은 곳이다. 명륜당으로 온 왕세자도 이곳에서 스승에게 수업을 듣는다. 재밌는 것은 스승은 책상에 앉아서 가르치고 왕세자는 바닥에 엎드려 배운다는 것이다. 성균관에서의 위계질서를 보여주는 셈이다.

성균관을 책임지는 총장님은 대사성이다. 대사성은 정 3품 벼슬로 대사성이 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식당에 나아가 학생들과 같이 밥을 먹고 만남을 갖는 것이었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이었던 셈이다. 대사성은 학생들을 선발하고, 수업을 관리하며, 성적을 평가하고, 과거시험을 치를 때는 시험관이 되어 시험운영까지 도맡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성균관의 운영행정과 재정까지도 해결해야 했으니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만큼 일이 많았다. 대사성은 국내 최고 대학의 총장이니 당연히 명예로운 자리였으며 대부분 당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맡았다. 우리가 잘 아는 이황, 신숙주 등도 대사성을 거쳐 갔다.

명륜당 앞에는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중종 14년에 심었으니 약 500살쯤 된 나무이다. 명륜당 앞에 은행나무가 있는 것처럼 향교나 문묘 등에서도 항상 만날 수 있는 나무가 은행나무이다. 이유는 공자가 은행나무 밑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고사 때문이다.

성균관에 입학한 왕세자는 성균관 유생들과 함께 공부를 했을까? 아니다. 입학식만 치르고 공부는 궁궐에서 ‘세자시강원’을 통해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왜 왕세자는 어린 나이에 성균관에서 입학식을 했을까. 이는 아무리 차기 왕세자라도 유학을 배우는 학생의 신분으로서, 스승에 대한 예를 통해 성군으로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입학식을 마친 왕세자는 다시 궁궐로 입궁해 차기 왕이 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간다. 왕세자의 입학식이 치러졌던 성균관은 유생들이 생활했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 공부에 필요한 책들이 즐비했던 존경각 등 소박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차기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 성균관 여행을 통해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차기 대통령은 조선시대 ‘유학’의 가치 대신 어떤 가치를 철학으로 삼아야 할 것인지, 왕세자가 왕세자복장 대신 유생의 복장으로 갈아입었던 것처럼 어떤 옷을 벗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할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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