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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감학원, 그리고 혜법스님의 아픈 세월

지난 27일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선감학원 묘역과 경기창작센터 일대에서 선감학원 희생자 공식 위령제와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선감학원 사건 피해지원 및 위령사업위원회(위원장 정대운 경기도의원)가 주최하고 안산 민예총-경기문화재단 경기창작센터가 공동주관한 이 행사는 희생자 넋맞이굿, 위령제, 선감옛이야기, 추모음악회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말이 좋아 ‘학원’이지 이곳은 지옥이었다. 천인공노할 일들이 자행됐다. 그것도 8세부터 18세 사이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말이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에 건립, 1942년부터 8~18세 아동과 청소년들을 강제 수용했다. 부랑청소년들을 감화시킨다는 명분이었지만 굶주린 상태에서 강제노역을 실시하고 수시로 학대, 고문 등 폭력을 사용했다. 그런데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에도 우리나라 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은 여전했다. 강제로 잡혀온 어린이들은 혹독한 노동착취, 구타와 심지어 성폭행도 당해야 했다.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살아야 했던 아이들은 바다를 헤엄쳐 탈출하려다 물살에 휩쓸려 죽기도 했단다. 이렇게 죽은 아이들은 300명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되는데 학원인근에 암매장됐다.

이날 열린 위령제와 추모문화제는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다. 이 행사에서는 한 소년의 유해와 함께 출토된 꽃신 이야기를 시로 쓴 정수자 시인의 ‘선감의 꽃신 앞에’가 낭독돼 심금을 울렸다. 또 당시 수용됐다가 탈출, 승려가 된 혜법 스님(본명 곽은수, 또는 박은주)도 참석했다. 혜법스님은 선감학원에서의 아픔과 복수의 마음을 잊기 위해 출가했다고한다. 8살 때인 1969년 밖에서 놀다가 잡혀왔다고 했다. 가족은 아버지와 한쪽다리를 절던 어머니, 형 2명, 누나 1명이 있었고 잡혀가던 그날 엄마가 쌍둥이 동생을 출산했다는 당시 기억을 갖고 있다.

수원 집에서 성곽이 보였고, 근처에 저수지가 있었다. 문둥이 마을도 있었던 기억이 있고, 동네 학교가 산위에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이라면 지동이나 매교동, 인계동일 가능성이 많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수원시가 적극 나섰다. 시는 모든 기록물 전수조사와 함께 각급 단체를 활용한 홍보, 노인대상 집중 탐문, SNS 등을 활용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국가의 잘못으로 혹독한 고통을 당해온 혜법 스님 등 피해자들의 눈물은 우리가 닦아줘야 한다. 시의 노력이 성과를 거둬 반가운 소식이 들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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