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사회]젠더폭력이 재생산 되면 민주주의는 없다
[시민과 사회]젠더폭력이 재생산 되면 민주주의는 없다
  • 경기신문
  • 승인 2017.06.04 18:21
  • 댓글 0
  • 전자신문  17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선영 ㈔수원여성의전화 대표

2013년 2월 박근혜정부가 들어오면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세월호 사건이 해결이 되지 않은 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20주 동안 국민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간절하게 적폐청산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은 박근혜 탄핵으로 이어졌다. 2017년 5월 조기대선 대한민국은 새로운 대통령으로 정권이 교체되었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은 성평등의 후퇴였다. 요번 대선후보의 행적과 발언을 통해서 우리는 보았다. 자유한국당의 후보는 자기의 자서전에 친구가 여자친구를 자기여자로 만들겠다는 계획에 가담하여 ‘강간모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영웅담처럼 늘어놓았다. 이게 현재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평등 인식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자기가 한일을 범죄로 인식하지 않고 ‘장난삼아’ 한 짓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먼저 사죄를 한 것도 아니고 장난삼아 한 영웅담으로 이야기 할 주제인지 나의 상식으로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또한 바른정당의 의원이 문재인 후보 공약 중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의 정책을 이해 못하고 ‘매춘부’라고 발언을 하였다. 성매매가 불법인 현실에서 한 정당의 의원이 국가가 필요에 의해서 존재한 성매매에 대해 사회적인 낙인을 찍는 용어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성평등의 기본적인 수준도 갖추고 있지 않음을 스스로 인정한거라 본다.

세상은 참 많이 빠르게 변했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하는 것은 무척 더디다. 변화하는 것에 두려움이 많은지? 안타깝다.

딸만 여섯 중에 맏이로 태어났다. 생물학적으로 여자인 난 어머니에게는 남자인 아들이었다. 집안을 일으킬 아들로서 자라주기를 원했던 어머니는 집에서도 다른 딸들과는 다르게 권력을 부여해주었다. 어린 시절을 명예남성으로 자라면서 나에게 입혀진 부담감과 책임감으로 무거운 갑옷을 입고 살았다. 생물학적으로 여자인 난 대학이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회에서 바라는 여성의 이미지가 확고한 사회에서 능력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을 하였다.

‘나대로 사는 방법’보다는 이 사회가 규정한 여성으로서 살았다. 나이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 결혼 시장으로 어머니는 진입하기 위한 맞선을 주선하였다. 결혼을 하고 나서 27년 살아온 집을 떠나 남자가 살아온 시가라는 곳으로 편입이 되었다. 그곳에서는 ‘나’보다는 다양한 정체성의 역할로 인해서 요구되어지는 것에 숨이 찼다. ‘엄마처럼은 살지 않을거라’고 큰소리를 쳤었는데 어머니의 삶과 다를게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조여왔다.

나에게 결혼은 ‘폭력’의 지배논리에 대해서 인식하는 시간이었다. 폭력은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거나, 무언가를 부수거나, 직접적인 강요만이 아니다. 상대가 내 기준대로, 내 방법대로 하기를 원하는 것 자체가 폭력이었다. 아마 나 역시 폭력적인 사람이라는 것과 분노가 많은 사람인 것도 깨달은 시간이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다시 공부를 하게 되었을 때 선택한 여성주의, 페미니즘은 다시 나를 태어나게 하면서 질문을 가지게 하였다. 내가 경험한 불편한 것들의 정체를 알면서 무거운 갑옷을 벗어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페미니즘은 여성, 남성을 편 가르기라는 오해를 한다. 하지만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다. ‘나’ 대로 살아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알게 되면서는 침묵을 하던 것들에 대해서 발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제부터 그동안 배제되고 상실되었던 ‘사람’이 사는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중 젠더폭력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해야 한다. 젠더폭력 해소는 이 사회의 부정의를 척결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이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공적 조직 전체가 젠더감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여성정책이 펼쳐져야한다. 젠더폭력의 재생산이 되게 하는 사회에서는 민주주의가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