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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사회]10대 성매매사건을 접하면서

 

6월7일 미성년자에게 140차례 성매매시킨 대학생들 ‘집유’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다. 이런 기사는 내가 활동하는 현장에서 무한 반복해서 보고 있지만 사건을 접할 때마다 화가 나고 속이 상하는 감정을 속일 수가 없다. 언제까지 이런 사건을 접해야 하는지 너무 맘이 아프다. 아픈 것은 판사의 판결이다. 판결을 내릴 때 언제나 피해자는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살펴보면 가해자들은 스마트폰 채팅 앱을 이용하여 성매수 남을 모집하여 10대여성 2명을 직접 모텔로 데려다 주면서 성매매 알선을 한 것이다. 더 나아가 10대 2명이 성매매를 하지 않으려고 잠적을 하자 10대여성들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절도범으로 거짓 신고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판사는 ‘범행 수범과 기간 등을 고려해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했지만 ‘피의자들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양형의 이유로 이야기 했다. ‘반성과 초범’ 과연 객관적으로 판결을 내렸다고 자신을 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아직도 여성폭력 특히 성매매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한지 판결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 가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피해를 입은 그녀들의 입장에서 판결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매일 사회에서는 여성폭력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잘못의 대한 ‘사과’보다는 자신이 형량을 적게 받기 위해서 변명만 늘어놓는 가해자들을 매번 목격하게 된다.

1994년 성폭력특별법, 1997년 가정폭력방지법, 2004년 성매매방지법, 2000년 아동·청소년성보호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폭력을 중한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태도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법기관에서는 여성폭력의 인식을 향상시키려고 여성폭력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받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사법기관은 언제나 ‘초범’, ‘반성’, 때로는 ‘미래가 전망한…’ 등의 이유로 피해를 경험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 이러한 판결들이 난무한데 피해자들이 어찌 신고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개인의 문제로 보고 피해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등 여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차별의 극단적인 표현이며, 여성의 생명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인 동시에 사회적 범죄행위이다. 한국의 성평등지수가 145개국 중 115위라는 사실은 한국 사회에 여성에 대한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지수라고 생각한다. ‘왜 여성폭력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결과에 집중하지 않는다. 여성폭력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손희정(연세대 젠더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한국 사회가 아동의 성을 바라보기 전에 여성의 성을 바라보는 문제부터 짚어야 한다. 한국 사회가 여성을 보는 관점 중 하나는 ‘다루기 쉬우면서, 애교를 떠는 존재’라는 식이다. 이 같은 여성관은 아동에게 화장을 시키고, 성인과 유사한 옷을 입히는 것과 맞닿아 있다. 성인의 몸에 아이스러운 코드를 입힌 ‘아이돌’과 아이들에게 성적인 코드를 입힌 것들이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 아이들에겐 선택지가 없다. 아이는 성적인 이미지가 자신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인식하면, 그 같은 사고를 더 확대하게 된다. 여성을 성적 기호로 소비하도록 하는 모습은 규탄의 대상이 돼야 한다”(기사 일부)고 하였다. 이처럼 성매매 문제의 본질은 여성이 성상품화 되고 성적대상화하면서 성적 착취를 하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가해자들이 처음부터 인간의 대한 인권을 존중하였다면 이러한 행동을 했을까? 인간은 살아가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을 성장시킨다. 그렇다고 여성폭력을 행하는 가해자들에게 이러한 인식으로 사건을 왜곡해서는 절대 안 된다. 누군가는 이 피해경험으로 자신의 삶을 극복하지 못 할 수도 있으며 동시에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를 유지·강화시키는데 성수요자들과 알선자들을 단순한 범죄자로 보고 처벌을 한다면 더 많은 어린 여성들을 끌어들이기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여성은 ‘상품’으로 조력자들에게 이야기되기 때문이다. 남성의 성을 본능으로 이야기 하면서 범죄로 인식하지 하지 않는다면 여성폭력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여성폭력 근절이 담보가 될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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