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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만난 조각가를 말하다

블루메미술관 ‘나무와 만나다’전 11월 5일까지

 

김종영·문신 작가 등 17명 작품
굴복·동화·발견 등 주제별 전시
한국 현대목조각사 흐름 한눈에

“조각가의 흔들림·고집·소통
섬세하고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파주 헤이리예술마을의 블루메미술관은 100여년된 나무를 베지않고 그대로 살리며 완성된 공간이다.

살아있는 나무를 품고 있는 특별한 공간에서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나무를 말하다’ 전시가 오는 11월 5일까지 이어진다.

 

 

 

돌, 금속과 달리 나무는 살아있는 자연의 재료이다.

‘깎는다(carving)’라는 조각의 본질적 행위에 가장 가까운 재료이면서 휘고 갈라지는 물질 본연의 저항이 강한 재료이기도 하다.

이처럼 나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은 조각가에게 예술적 가치관을 구현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재료가 된다.

따라서 나무와 만나고, 부딪치고, 기다리고, 제어하는 조각가와 나무와의 여러 관계방식들은 한국 조각사의 한 흐름을 만들어왔다.

‘조각(sculpture)’이라는 단어가 라틴어 어원에 나무조각가(sculptores)에서 비롯된 것처럼 목조는 ‘조각하다’라는 행위의 본질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해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는 기폭제가 됐다.

이처럼 나무를 조각하는 사람의 행위에 주목한 블루메미술관은 나무와의 공간과 시간을

 

 

다듬고 쌓아온 사람과의 모습을 담은 전시를 통해 나무와 이를 마주해온 인간으로서의 조각가를 돌아보고자 한다.

김종영, 문신, 정현, 심문섭, 박희선, 윤석남, 백연수, 이수홍 등 17명 작가가 참여한 전시는 특정 시대나 인물에 집중하기보다 굴복, 동화, 발견, 존중, 개입, 대결, 극복, 지배, 학대와 같은 동사형의 주제어로 서로 다른 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해석한다.

나무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가 유사하더라도 격동의 한국 현대사가 쓰여지던 1960년대 나무와 만나고 있던 이와 세기의 변화를 맞던 2000년대 나무를 다루고 있는 작가의 대상에 대한 관점은 다를 것이다.

‘나무와 만나다’ 전시는 목조의 흐름을 정리하며 현대 조각사를 돌아볼 수 있는 유의미한 전시가 될 것이다.

블루메미술관 관계자는 “사람냄새를 찾기 힘든 요즘 현대미술에서 조각가, 사람의 흔적을 이야기하는 이 전시에서 나무는 수직적 성장으로 가장 인간과 닮아있는 조각재료로 그 앞에 마주한 조각가의 흔들림과 고집, 소통의 언어들을 섬세하고 다층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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