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하도급과 임금 격차, 그리고 청년취업
[자치단상]하도급과 임금 격차, 그리고 청년취업
  • 경기신문
  • 승인 2017.10.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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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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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환 경인행정학회 회장

지난 8월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9.4%로 1년 전 보다 0.1%포인트 상승하여 1999년 8월 10.7% 이후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실업률 통계에는 휴직자, 구직 단념자 및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은 비경제활동 인구로 보고 포함하지 않고 있다. 이들을 모두 실업상태라고 본다면 실질적으로 청년실업률은 크게 올라갈 것이다. 특히 취업을 희망하는 수많은 청년들이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이상 현상은 우리사회의 청년취업 문제와 더불어 사회체제의 비정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전체가 해결방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책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공공부문의 일자리 늘리기 등 일자리 창출 정책과 더불어 청년들의 소득지원을 위한 예산지원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민간부문의 다양한 일자리에 청년들이 취업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답이 될 것이다. 민간부문의 일자리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용되는 것이 순리이다. 이 순리적 일자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일자리 미스매치이다.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과 일할 사람을 구하는 곳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이다. 일자리 미스매치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 중 한가지로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하도급 체제를 꼽을 수 있다.

하도급과 같은 수직적 계층구조는 동일분야에서 임금의 격차와 작업환경의 악화로 귀결되는데 이로 인하여 민간부문의 다양한 하청부문의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직적 하도급의 최상류인 공무원이 되기 위해 임용시험 준비에 젊음을 바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일자리 수요가 있는 민간부문의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의 취업은 외면하고 수요가 한정되어 있는 공무원 등 공직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것이 일자리 미스매치의 현재의 모습이다.

이 하도급 체제는 단순히 건설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국가전체가 제도적으로 수직적 계열화 혹은 수직적 갑을관계를 형성하는데,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심각한 임금 격차와 근로여건의 차이를 초래하게 된다. 원청기업과 하청업체의 임금 및 근로여건의 차이는 재하청 등 하도급이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더 심해지게 된다. 정부가 사업을 대기업에 주고, 대기업은 그 사업을 다시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은 동일한 사업을 다시 하청을 주면서 임금이 줄어들고, 근로여건은 더욱 열악해지게 된다. 그러니 어느 청년이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에 취업하고 싶겠는가? 이러한 사정을 아는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민간 하청업체에 취업을 권하겠는가? 각각의 이유와 목적에 따라 하청업체에 취업한 청년이라도 이러한 원청 하청의 임금과 근로조건의 구조적 차이를 실감하게 되면 그 상실감은 말할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저임금과 열악한 조건속에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하청업체의 근로자인데 원청기업은 편안하고 안전한 사무실에서 고소득을 향유하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정상적인 일자리 구조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하청업체 근로자의 임금이나 작업조건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러한 하도급의 문제는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 최근에만 해도 하청업체의 임금과 근로여건이 큰 사회문제가 된 사례들이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5월의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를 비롯한 끊이지 않는 건설현장의 사고로 하청업체의 저임금과 열악한 작업환경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2017년 8월 경남 창원시의 조선소 폭발사건으로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하여 하청업체의 작업환경이나 계약조건이 다시 이슈화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뿌리 깊은 하도급 사회체제는 변화하지 않고 있다.

수직적 하도급이 수평적 협력관계로는 전환될 수는 없는가? 사회적으로 만연한 갑을관계가 보다 공정할 수는 없는가? 하도급이나 갑을관계의 구조에서 벗어나 근로의 위험과 전문성을 인정하여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원청과 하청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여야 한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하청 근로자에게 안전한 작업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 취업의 상대적 박탈감을 없애야 공정한 일자리가 보장되고 청년실업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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