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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 기운 받고 맛·영양 ‘절정’ 정성 더하니 산해진미 따로 없네

김경희(자연요리연구가) 추천 가을 제철 요리

 

“마지막 과일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 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이라는 시에서 알 수 있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을은 자연의 섭리가 무르익는 경건하고 신성한 계절임이 틀림없다.

논에는 누런 벼가 베어지기 기다리다 목이 꺾일 지경이고, 밭에 서 있는 콩과 들깨는 살랑이는 바람에 흔들리며 꼬투리가 벌어지고 있으며, 마당에 잘 말라가는 빨간 고추를 보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오색단풍과 황금빛 오곡으로 온 땅이 뒤덮이는 수확의 계절 가을은 햇곡식과 온갖 열매에 담뿍 제맛이 드는 계절이다.

뿌리와 잎을 통해 흡수한 태양과 땅의 기운이 열매로 모이면서 과일과 곡식과 근채는 대자연의 에너지를 머금고 옹골지게 여물고 맛이 제대로 든 자연의 선물로 거듭 난다.

여름내 피어나고 번성했던 에너지를 거두어 들이며 결실을 맺는 것이 어디 산과들 뿐이랴. 바다 속의 물고기마저도 살이 찌고 맛이 드는 축복의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낙엽과 낙과가 땅을 덮어 나무가 겨울을 지탱하듯이, 사람 역시 겨울을 대비해 살을 찌우는 것이 자연에 순응하는 섭생의 원리이다.

농업기술의 발달로 겨울철에도 먹을거리가 넘쳐 나는 현대인들은 과식하지 않고 가을 기운이 가득한 제철 음식을 잘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제철 재료를 먹는다는 것은 그 땅에 몸을 맡기고 사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철과 상관없이 늘 먹는 쌀 등의 곡식과 육류를 제외하더라도 우리의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과일과 채소와 어패류, 해조류는 다 제철이 있을 터인데 그 시기가 언제인지 혼란스럽기만하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요리는 계절의 변화를 음식으로 느낄 수 있어 눈과 입이 즐겁고, 자연의 기운을 온전히 받아 맛과 영양 또한 절정이다.

각 계절과 지역에 따른 기후, 일조량, 토양 등의 자연 상태에 적응하고 자랐기에 대자연의 에너지와 기운을 받아 최고의 맛과 향은 물론이고 좋은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그 계절에 부족하기 쉬운 필수 영양분을 담고 있어 제철 재료는 단순히 음식의 개념을 넘어 건강과 치유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가을에는 사과, 고구마, 밤과 같은 제철 재료를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연의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수확한 제철 재료로 가을의 풍미를 만끽하고 가족의 건강도 챙겨보자.

■ 가을 요리 재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토실토실 햇밤의 실한 지혜 : 비타민과 미네랄 등 5대 영양소 풍부

밤은 가을의 축복이다. 이유식부터 영양밥상의 주된 식재료로, 길고 긴 밤의 동무로, 동·서양의 영양간식으로 사랑받는 햇밤으로 가을의 건강한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영양밤밥, 밤조림, 밤김치, 밤약식 등 밤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2. 조기 : 단백질 보충에 제격

가을은 또한 생선이 맛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 맛이 좋은 가을철 생선으로 찌개를 끓이면 맛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가을철 조기로 매운탕을 끓이면 조기의 깊은맛을 느낄 수 있다.
 

 

 

 


3. 전어 : 집나간 며느리도 온다는 맛 일품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올만큼 맛있다고 알려진 전어는 가을에 살찌는 생선으로, 어느 때보다 맛있는 전어를 맛볼 수 있다. 생선의 고소한 맛은 생선 기름에서 나오는데,가을 전어의 지방질은 봄철에 비해 세 배가 높다. 생선의 불포화 지방산(DHA,EPA)은 피를 맑게 하고 혈관벽을 청소해줘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전어는 구워 먹거나 찜을 해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4. 대하 : 강장식품의 대명사

글리신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 새우 특유의 맛과 향을 뽐낸다. ‘총각은 새우를 삼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우는 훌륭한 강장 식품이다. 새우는 필수 아미노산과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을 비롯해 바다의 미네랄이 듬뿍 담겨있기 때문에 환절기 건강을 챙기는데 도움을 준다. 꽃게와 대하를 함께 끓인 꽃게대하탕도 추천할만하다.
 

 

 

 


■ 제철 재료 활용한 음식 레시피

▲ 쑥갓 조기찜

● 재료 : 조기2마리, 쑥갓 한 줌, 물1컵, 소금 약간, 양념(간장 2T, 마늘다진 것 1T,

고추가루 2t, 발효액(매실액 등) 1T, 풋고추 1개)

● 방법

조기는 비늘을 긁어 내고 지느러미를 자르고 물에 씻어 손질한 후 소금을 약간 뿌려 둔다.

쑥갓은 5㎝길이로 썰어 둔다.

냄비에 조기를 넣고 물을 부은 뒤 양념장을 골고루 얹고 10분 정도 익힌다.

쑥갓을 올리고 살짝 더 익힌 후 불을 끈다.(생선조림을 할 때 식초나 발효액을 넣으면 비린내를 없애고 생선살을 단단하게 해 준다.)

 



▲밤약식

● 재료 : 찹쌀 3컵(480g), 황설탕 ⅔컵, 참기름 3T, 진간장 2T, 계피가루 ½t, 대추내림 2T, 캐러멜소스 2T, 밤 4개, 대추 1컵, 캐러멜소스, 설탕 1컵, 물 ½컵, 끓는물 ½컵, 물엿 2T, 꿀 약간, 계피가루약간, 참기름약간, 잣 1T


● 방법

찹쌀은 씻어 일어 5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서 물기를 뺀다.

대추는 가위로 잘라 물을 넣고 푹 끓여서 조린다. 그 물을 약밥물로 쓴다.

찹쌀을 찜통에 쪄서 고두밥을 한다.(중간에 대추씨 끓인 물을 뿌린다.)

밤은 껍질을 벗긴 뒤 살짝 삶는다.

냄비에 설탕과 물을 넣어 중간 불에 올려 젓지 않고 끓인다. 가장자리부터 타기 시작해 전체적으로 갈색이 되면 불을 끈다. 끓는 물과 물엿을 넣어 섞는다.

찐 고두밥과 밤이 뜨거울 때 큰 그릇에 쏟아 황설탕을 넣어 밥알이 한 알씩 떨어지도록 주걱으로 자르듯이 고루 섞는다.

참기름, 진간장, 계피가루, 대추내림, 캐러멜소스 순서로 넣어 맛과 색을 낸다.밤과 대추를 섞는다.

양념한 찰밥을 2시간이상 상온에 두어 맛이 배도록 한다. 찜통에 다시 한 번쪄 낸 후 그릇에 쏟아 꿀, 계피가루, 참기름, 잣을 섞고 틀에 박아 모양을 낸다.

 

■ 김경희 약선 자연요리 연구가 프로필

- 인천대, 관동대, 상지영서대 약용식물 발효자연요리 강의

- 가회한정식 운영 - 전통장 아카데미 원장

- 김경희의 쿠킹스쿨 원장

- 약용식물하남시교육원장

- 반찬카페 미담스튜디오 대표

- 한식조리기능사(다락원) 집필

/정리=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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