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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작은 변화… 옥수수대가 바이오 연료로 탈바꿈하다

태우는 대신 재생에너지발전소에 판매… 수익 창출

 

평균 기온과 습도가 모두 낮은 우리 지역에서는 옥수수를 많이 심는다. 벼나 콩 같은 농작물에 비하여 기후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산출량이 많은데다 상대적으로 일손이 적게 가는 특성 때문만이라도 60% 이상의 토지에는 옥수수가 심겨진다.

그리고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 지역에서의 옥수수재배는 옥수수의 재배 력사 만큼이나 순수 인력으로 진행되여왔다. 봄이면 씨앗을 뿌리고 여름이면 제초하고 가을이면 거둬들이고 겨울이면 저장하는 춘경하운 추수동장의 방식이였다.

현재도 춘경하운 추수동장의 방식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시장경제 도입에 따라 농업에서의 능률제고 필요성이 대두되였고 농기계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계가 상당수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

농기계의 보급으로 작업단계별 인력 대비 최소 40배 이상의 능률이 늘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비용도 발생한다. 옥수수수확이 끝난 다음의 옥수수대 제거 단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밭에 우뚝 서있는 옥수수대의 제거를 위하여 헥타르당 1000원에 가까운 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

헥타르당 1000원은 농업으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리 적은 비용이 아니다.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하여 불을 지펴 태워버리는 전통방식이 많이 사용되여왔다. 비용도 절약되고 반나절이면 몇헥타르는 태울 수 있다. 문제는 바람이 많이 불고 습도가 낮은 지역특성에서 산불로 이어질 확률이 거의 100%에 이른다는 것이다. 환경보호와 안전생산이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 태우는 방식은 허용될 리가 없는 법이다.

벼나 콩처럼 밭에 버려두면 다음해에 40% 정도 썩는다. 그러나 옥수수대는 습도가 보장되는 상황에서 파쇄까지하여야 겨울 동안 최대 20%가 썩는 것이 전부이다. 농업인으로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대로 둘 수도, 태울 수도 없는 일이다.

이 같은 농가의 부담도 줄이고 본인의 수익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든 사람이 있다. 연길사람으로 올해 룡정시기원농기짚대포장합작사를 설립한 공범빈이 그 사람이다. 그가 생각해낸 방식은 농가의 옥수수대를 수거하여 재생에너지발전소에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82년생인 공범빈은 160만원을 투자하여 옥수수대를 자르는 농기계와 잘려진 대를 한곳으로 모으는 기계, 옥수수대를 묶는 등 농기계 15대를 샀다. 그리고 마을마다 다니면서 수확이 끝난 옥수수대를 치워주겠다고 했다. 추가비용을 지불하여야 했던 농가에서는 거절할 리유가 없었다.

작업순서는 복잡하지 않다. 옥수수대절단기계로 절단 뒤 3일 정도 밭에서 건조시키고 묶기 편하게 모으는 기계가 지나가고 다시 묶는 기계가 지나가면 작업은 끝난다. 묶음은 개당 200~250킬로그람으로 된다. 그리고 묶이지 않은 부스러기 25% 정도는 다음해 비료로 되게 밭에 남겨진다.

올해처럼 날씨가 좋을 경우 옥수수대를 묶는 기계의 능률도 높다. 일주일이면 3개 마을의 옥수수밭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묶음당 400원 좌우, 헥타르당 12~13톤을 수거할 수 있음을 계산하면 헥타르당 2만 4000원의 경제리익이 발생한다.

12만헥타르에 이르는 우리 주의 옥수수경작면적을 계산하였을 때 2억원이 넘는다. 그동안 불에 태워졌던 돈이다. 앞에서 언급하였던 룡정시기원농기짚대포장합작사 공범빈의 경우 현재까지 1만톤을 모았다고 한다. 200만원이 넘다.

현재 수거된 옥수수대를 처리하는 방식은 왕청에 있는 캐디생물발전소에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타지역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재가공하여 사료로 만들거나 발효시켜 유기농비료로 만들고 있다. 일부 연구소 등에서는 유기농 용기나 종이까지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밭에서 재로 변했던 옥수수대는 이제 체계적인 바이오연료로 변했다. 이제 다시 사료로, 유기농비료로, 종이로 변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글·사진=정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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