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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사회]2018년 - 다시 근원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2018년이 되었다.

새해에도 여성폭력을 경험한 여성들이 전화나 단체에 찾아와 자신의 경험을 울면서 또는 분노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얘기를 듣는 나는 내가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한 비전보다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현실이 먼저 들어온다. 그녀들 중에는 자신의 경험에서 누구보다도 빠르게 역량이 강화되어 해결이 되기도 하고 또는 평생 자신의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 트라우마에 시달려 힘들어하기도 한다.

조지오웰이 “거짓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혁명이다.”라고 한 것처럼 전화나 단체를 찾는 그녀들은 꽁꽁 숨겨왔던 비밀을 우리를 믿고 자신이 경험한 진실을 털어놓는다. 그것은 쉽게 내는 용기가 아니다. 그래서 그녀들의 경험이 개인 팔자가 사나워서 겪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 가부장제의 이데올로기의 산물임을 알게 된다.

우리는 거창한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다. ‘상담’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상담자가 전문가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에서 전문가는 그녀들이기 때문에 듣고 상호적인 소통을 통해서 활동가와 그녀들이 함께 성장을 하는 과정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사용하는 여성주의 가치 즉, 여성주의상담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어지고 있다.

마치 ‘성평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지금 사회에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가 여자들의 탓으로 여겨지는 검은 오해들을 여성가족부가 나서서 벗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받아 순응하는 비겁한 행동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여성 폭력근절에 대한 비전은 정책과 사람들의 인식이 함께 변화하지 않는다면 여성에 대한 폭력은 끊임없이 발생 할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포럼이 글로벌성격차지수(Global Gender GapReprt)를 매년 발표한다. 2017년 발표에서는 한국은 144개국 중 118위였다. 특히 여성의 경제참여 순위는 121위로 세계최저순위라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매년 국민들의 삶의 지수를 발표하는데 한국은 34개 국가 중에서 2016년 평가에서 28위였다. 또한 유엔은 새천년개발목표인 MDGs에서 2015년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로 전환이 되었다. SDGs는 빈곤 퇴치라는 MDGs 기조와 함께 포용성(Inclusiveness), 보편성(Universality), 평등(Equality) 등 새로운 기조가 강조되었으며 그에 따른 17대 목표를 마련하였다. 17대 목표 중 5번 목표가 ‘성평등’이라는 독자목표가 있다. 세계는 이러한 목표아래 모든 정책에 젠더요소를 반영하여 수립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은 누구의 편파적인 의견을 받아들여 여성범죄를 더 가중시키는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이는 지역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수원시도 2017년 성평등조례제정을 기대 했지만 보류되었다는 점에서 정부는 제대로 이 부분을 수용하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끊임없는 구별 짓는(여성/남성, 장애인/비장애인, 정/비정상, 성소수자문제 등) 사회가 아니라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고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도록 우리가 변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함께 살기 위한 근원적인 질문을 해보자. 평등이 무엇인지, 인권이 무엇인지, 인간이 누려야 할 복지는 왜 보편적이어야 하는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왜 젠더 폭력으로 불러지는지 등 이러한 질문을 하면서 사람이 사라지는 마을, 국가가 되지 않기 위해서 2018년 지금-여기에서 다시 근원적인 질문을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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