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즈베레프 3-2로 제압
즈베레프 형제 모두 꺾어 돌풍

한국 선수, 호주오픈 첫 16강행
이형택 이후 10년 4개월만에
테니스 메이저대회 16강 진출

다음상대는 월드스타 조코비치

‘한국 남자 테니스의 희망’ 정현(58위·한국체대·삼성증권 후원)이 한국 선수로는 10년 4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정현은 지난 20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6일째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4위)와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5-7 7-6 2-6 6-3 6-0)로 역전승을 거뒀다. 알렉산더 즈베레프는 정현이 1회전에 기권승을 거둔 미샤 즈베레프의 동생이다.

이로써 즈베레프 형제를 차례로 꺾은 정현은 2007년 9월 US오픈에서 남자단식 이형택(42·은퇴) 이후 10년 4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16강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의 테니스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65·은퇴),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의 16강이다.

정현이 22일로 예정된 16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정현의 다음 상대는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스페인·22위·스페인)를 꺾은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로 결정됐다.

정현은 이날 승리로 16강 진출 상금 24만 호주달러(2억원)와 랭킹 포인트 180점을 확보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16강에 오른 정현은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도 처음 꺾는 기쁨을 누렸다.

정현은 1세트에 서로의 서브게임을 지키며 팽팽한 접전을 펼치다 게임스코러 5-6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도 똑같은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돼 게임스코어 5-6로 끌려가던 정현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따내며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고 타이브레이크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절묘한 백핸드 패싱셧으로 즈베레프의 오른쪽을 뚫어 5-3을 만든 뒤 내리 두 포인트를 따내 게임스코어 7-6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정현은 3세트에 2세트 역전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게임스코어 2-6으로 맥없이 내줬다.

전열을 정비한 정현은 3세트까지 자신의 서브게임을 한번도 내주지 않은 즈베레프를 상대로 4세트 첫 서브게임을 빼앗아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뒤 내리 두 게임을 더 따내 3-0으로 달아나며 기세를 올렸다.

4세트를 6-3으로 이긴 정현은 5세트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즈베레프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두며 3시간 22분 만에 짜릿한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정현은 서브에이스에서 5-21, 공격 성공횟수(winners)에서 44-57로 뒤졌지만 실책(unforced errors)이 20-28로 적고 첫 서브 성공률도 75%-62%도 높아 승리를 거머쥐었다./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