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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육 목표는 인간존중 인성 살아야 나라도 살아나”

 

백범교육상 수상 배 종 수

 

서울교육대 명예교수

지난 1월 30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감사와 섬김으로 사회적 소통을 통해 나라와 민족은 물론 세계 열방을 유익하게 할 수 있는 남북통일의 시대를 열자”는 ‘백범정신’을 실천해 온 사회 각 분야의 인사들에게 수여하는 ‘제3회 백범정신실천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은폐시도를 저지한 최환 전 대검찰청공안부장이 ‘백범법조인상’을,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이금자 회장이 경기도여성의전당 헌당 등의 공로로 ‘백범봉사상’을, 한중우호협력과 관계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인민일보 해외판 한국대표처 장충의 대표와 (사)한국국제문화교류원 송기출 대표가 ‘백범평화상’을, (사)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엄용수 회장이 불우한 환경의 희극인들을 도와 온 공로로 ‘백범문화상’을, 남북협력적 언론문화창달에 힘써 온 공로로 연합뉴스 정일용 대기자(제40대한국기자협회장)가 ‘백범언론상’을 함께 수상했다. ‘백범정신실천겨레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999년에 설립된 (사)피스코리아(이사장 홍원식, ‘민주평통’ 상임위원)가 주최하고 백재현 국회예산결산위원장이 대회장을 맡은 이날 시상식에서 ‘백범교육상’을 수상한 배종수 교수(서울교육대학 명예교수)를 만나봤다.

초등학교 교사 포함 40여년간 교단에 몸담아
‘생명 살리는 교육’·‘왜라는 질문’에 교육 중점

헌법 10조 ‘인간 존엄의 존중’ 가치가 있어도
해방이후 입시·암기위주의 교육으로 변해
성적 지상주의로 사회적 비극 키워내

학생들에 자존감 부여하고 인성 함양 통해
행복한 경쟁력 보유하는 성공적 삶 길러줘야


‘백범교육상’을 받게 된 가장 큰 공적을 든다면?

“우선 여러모로 미력한 제가 과분한 상을 받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 은혜인 만큼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저는 서울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서 29년 6개월, 교수가 되기 전 초등학교 교사 7년을 포함해 40여 년을 교단에 몸담아 온 교육자로서 가장 큰 사명을 ‘생명을 살리는 인성교육’과 ‘왜라고 질문하는 학교’에 두었습니다. 입에 담기도 싫은 용어인 ‘최순실게이트’를 거치면서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과 더불어 “나라가 무너졌다”라는 자괴감이 국민 저변에 확산되었던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교육자로서 이러한 국민정서 앞에서 “무너진 나라를 살리는 길은 교육이다”, “교육이 살면 나라가 산다”라는 강연을 전국을 순회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수학교수가 ‘인성교육을 통해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외치며 40여 년을 지내온 것이 수상 배경이라면 배경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무너진 나라를 살리는 길은 교육이다”, “교육이 살면 나라가 산다”라고 40여 년을 교단에서 역설해 오셨다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제가 말하는 교육은 입시교육이 아니라 인성교육입니다. 학교에서 사제의 정을 찾는 다는 것은 요원해 진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도 핸드폰 문자로 부모님과 대화를 합니다. 국가의 근간인 가정이 무너져 가고 있으니 총체적 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가정이 살아야 인성이 살고, 인성이 살아야 교육이 살며,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고 호소하며 단 10분의 아침 한 끼라도 가족들이 얼굴을 마주하며 먹는 ‘아침먹기운동’을 제가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참으로 절실한 대안입니다. 한편 암기위주, 입시위주로 기형화 돼 있는 우리나라 교육의 구조적 한계를 저의 위치에서라도 극복해 보고자 ‘생명을 살리는 교육’과 ‘왜(Why)? 라고 질문하는 교육’을 좌우명으로 삼고 40여 년의 교단생활을 해 왔습니다. 제가 미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저의 평소 ‘생명을 살리는 교육’과 ‘왜라고 질문하는 학교’를 피력했더니 미국 언론들이 크게 보도해 주었고, KBS TV도 인물다큐로 방영을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육은 여전히 입시 중심의 구조적 모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국내 언론들로부터 큰 조명을 받은바 있다하신 ‘생명을 살리는 교육’이란?

“‘생명을 살리는 교육’은 우리 헌법 제10조가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이 궁극적 교육 목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헌법 제10조상의 ‘인간의 존엄성 존중’은 교육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국가기능의 존립목적입니다. 제가 연구한 바로는 헌법학계는 물론 헌법재판소 판례가 ‘인간의 존엄성 존중’을 절대적 헌법가치로 확정하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해방 이후 교육의 절대적 목표이자 존재이유인 ‘인간의 존엄성’ 함양은 팽개쳐 버리고 입시위주, 암기위주로 흐르다 보니 ‘우수한 성적의 불효자식’, ‘성적이 탁월한 반사회적 인물’들을 양산하는 불행한 역사를 써 온 것입니다. 평생 동안 뼈 빠지게 고생하며 가르친 자식이 유학을 가서 성공한 뒤 귀국하지 않아 부모를 고독사(孤獨死)하게 하거나,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독재정권이 주구(走狗)역할을 하면서도 머리에 힘을 주고 사는 인사들이 양산되어 온 것이 그 실증적 사례입니다. 그간 대한민국의 위헌적 교육행태가 낳은 이러한 비극적 행태의 악순환을 종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생명을 살리는 교육’ 즉, 인간의 존엄성 존중을 교육의 지상 목표로 삼는 ‘합헌적 교육 시스템’을 제도화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교육의 대전제로 왜(Why)? 그것을 공부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보편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적이라는 결과 이전에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부여해 주면서 ‘감사와 섬김’을 통한 ‘소통과 통합의 인성’을 함양해 줄 때, ‘행복한 경쟁력’을 보유하며 글로벌 시대를 성공적으로 살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와 섬김’을 통한 ‘소통과 통합의 인성’ 함양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에 우리 시대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과의 소통 부재란 짐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혹시 자녀들과 소통은 잘되고 있는지?

“‘고2병’이라는 말도 있듯이 사춘기에 접어 든 자녀들과 소통부재로 갈등을 겪지 않은 부모들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딸아이는 별 탈 없이 잘 자라줬는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하여 40살이 넘어서야 어렵게 얻은 늦둥이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불거진 ‘불통’으로 한 동안 고생을 했습니다마는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아들에게 줘야 할 용돈을 바로 주지 않고, 엄마에게 ‘감사편지’를 쓰면 그때마다 용돈을 주되 엄마도 답장을 하게 했습니다. 용돈의 액수는 일주일을 단위로 하되 매일 두 배로 증가하도록 했습니다. 아들이나 제 처나 처음에는 불평도 하고 상당히 불편해 했습니다. 그런데 2개월 쯤 지나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아들이 “엄마,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진심어린 편지를 쓰기 시작했고, 엄마도 눈물을 흘리며 감격의 답장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 있는 아들은 저의 ‘백범교육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엊그제 귀국했습니다. ‘감사편지쓰기’ 이후 지금까지 아들과 우리 부부는 소통을 넘어 서로를 존중하며 정말 행복한 인간관계를 유지해 가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하나님 은혜로 건강 축복도 누리고 있어, 십년은 어려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참으로 과분한 하나님 은혜에 보은하는 마음으로 필생의 소명으로 각심해 온 인간의 존엄성 존중을 위한 ‘생명을 살리는 교육’이 우리나라에도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고 할 각오입니다.”

▲‘삐에로 교수’ 배종수는

1948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익산 소재 남성고를 거쳐 서울교대를 졸업, 7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 휴직을 한 뒤 중고등학교 교사 검정고시를 합격했다.

휴직을 계기로 대학원에 진학, 1981년 숭실대를 시작으로 대학 강단에 섰다가 1984년에 모교인 서울교대 교수가 돼 29년 6개월을 봉직했다.

교육부로부터 검인정교과서 집필과 수학교과서편찬위원장으로 두 차례 임명된바 있다.

미국일리노이주립대학교와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수학연구교수로 재직 중 삐에로 복장을 하고 미국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생명을 살리는 수학’ 강의를 해 미국언론들의 주목을 받은바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삐에로 복장을 하고 ‘생명을 살리는 인성교육’을 병행하다,

1987∼1988 기간 KBS TV 수학교육 초청 방송을 하며 ‘삐에로 교수’라는 별칭을 얻었다.

초교 교사로 정년퇴임을 한 부인인 황현숙 여사와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대한민국 지식경영인대상 ‘올해의 세종인상’과 ‘백범교육상’을 수상했다.

/이상훈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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