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이 극심한 이유
[경제포커스]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이 극심한 이유
  • 경기신문
  • 승인 2018.02.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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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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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상경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최근 비트코인과 관련한 열풍과 논쟁이 한참 뜨겁다. 그 중 가장 관심사는 역시 가격일 것이다. 비트코인의 최초 거래는 2010년 5월, 1만 비트코인과 당시 41달러 상당의 피자 2판을 교환한 것이라고 한다. 이는 비트코인 최초 가격이 약 4.1원에 불과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러던 것이 한때 2천885만원까지 상승하였다가 600만원대로 하락한 후 최근에는 다시 1천200만원대까지 상승하였다. 8년 만에 700만 배까지 오른 후 다시 1/5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등하는 등 변동이 극심하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이처럼 급등락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원칙에 의하면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비트코인의 총공급량이 2천100만개로 제한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공급은 가격 변동요인이 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은 모두 수요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수요가 있기에 이처럼 변동이 심한 것일까?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크게 편리성, 안전성, 익명성, 보편성의 4가지 요인에 근거한다고 할 수 있다. 편리성은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있으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금융기관 없이도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안전성은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 덕분에 가짜로 인해 사기당할 위험이 거의 없음을 의미한다. 익명성은 자기의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보편성은 전세계 어디의 누구와도 거래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이들 요인중 비트코인의 수요를 부추긴 것은 편리성, 안전성보다 익명성, 보편성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의 비트코인 관련 뉴스가 그 힌트를 준다. 비트코인은 처음에 주로 도박자금의 지급 수단으로, 이후 높은 상속세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그리고, 테러집단인 IS가 불법 전쟁자금을 전송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리고 다른 나라로 외화자금을 유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은 수요는 모두 불법거래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즉 현행법을 회피하여 불법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익명성과 보편성이 없었다면 수요는 크지 않았을 것이며 가격상승도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불법거래를 그대로 둔다면 일국의 금융제도, 조세제도, 외환제도가 무력화되어 큰 혼란이 초래되었을 것이다. 각국 정부가 실명화를 하거나 거래소를 폐쇄한 것은 불가피하였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이러한 음성적인 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긍정적인 측면만 보고 투자한 많은 젊은이들이 가격 하락으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된 후 ‘부자들은 부동산 거래로 돈을 버는 데, 젊은이들이 비트코인으로 돈을 버는 것을 왜 정부가 방해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결국 불법거래에 의거한 버블이라고 판단할 수 있으며, 버블은 계속 방치되었을 경우 더 큰 규모로 늘어나다가 결국 붕괴되어 마지막에 항상 빈자가 더 큰 피해를 받았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과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이 그러하였고, 1930년대 대공황 때는 주식버블이,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시에는 부동산 버블이 그러하였다. 정부가 그나마 조기에 실명화를 실시하여 버블을 축소시킴으로써 젊은 층과 빈자가 더 많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 것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제4차 산업혁명의 진전으로 새로운 상품이 등장하고, 또 그 가격도 매우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많다. 이때 그 수요가 무엇에 기반을 둔 것인지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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