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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허문태


도달해야 할 가장 높은 곳이

바닥이라니

내가 가장 싫어했던 바닥이라니


시궁창에 떨어질 수도 있다니

축축한 길바닥에 뒹굴 수도 있다니

네게 밟힐 수도 있다니


바람이 분다

노을이 붉다

자, 이제 비상이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 허문태 시집 ‘달을 끌고 가는 사내’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비상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꿈이다. 더 높은 곳은 어디일까. 더 나은 자리일까, 더 풍요로운 생활일까, 아니면 더 빛나는 명예일까. 아무튼 우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하기 위해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시궁창에 뒹굴기도 하고 타인의 발에 짓밟히기도 한다. 나무의 비상은 낙엽이 되는 것이다. 낙엽으로 떨어져 다음해 나무의 성장을 돕는 것이 목표이다. 바람이 불고 노을이 물들면 우리 겸허한 자세로 생명의 본질에 어울리는 비상을 꿈꾸는 것이 옳지 않을까. /장종권 시인

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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