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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운전자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의 특징은 우선적으로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한 달 만에 긴박하게 이루어진 ‘셔틀 회담’이라는 점에 있다. 또한 이 회담은 철저한 보안 속에서 긴급하게 준비되고 진행되고 종료된 후에야 개최사실이 알려진 바와 같이 파격적 형식의 비공식적 회담이라는 특징도 갖고 있다. 즉 분단사상 최초로 남북의 두 정상은 마치 친구들끼리 이른 바 ‘번개팅’의 깜짝 만남을 연상시킨 비공개 회담을 가졌던 것이다. 이런 특징을 가진 이번 회담의 역사적 의미는 한 마디로 남과 북의 두 정상이 한반도 현안문제에 대해 수시로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긴박하게 이루어진 ‘셔틀 회담’, ‘번개팅’의 깜짝 만남을 연상시킨 비공개 회담으로 열리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 24일, 남측을 비롯한 해외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내 갱도와 부속시설들을 폭파해 비핵화로 가는 조치를 취했다. 이 조치가 나온 지 두 시간여 후 곧장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런 전격취소는 한반도와 국제사회를 당혹감과 경악에 빠뜨렸다. 특히 우리 정부의 허탈감은 클 수밖에 없는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자는 데 의견일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곧바로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심야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을 강구했다. 이어서 지난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먼저 우리 측에 제의하고 이를 문재인 대통령이 수용함으로써 26일 오후에 그 회담이 이루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제4차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는 바람직한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이 회담이 개최된 직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재추진하는 입장으로 선회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중국은 루캉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를 굳건히 지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도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동의했다. 드디어 28일 미국과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논의를 위한 북미실무회담을 판문점에서 진행했다. 싱가포르에서도 북미정상회담의 의전과 경호 등 실행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북미실무접촉이 열렸다.

이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취소했던 북미정상회담이 제4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다시 극적으로 복구됐다. 이것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께서 주창한 ‘한반도 운전자론’의 모범적 작동사례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일본 모두가 제4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북미정상회담의 버스에 올라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한제국, 일제침략지배, 해방 후 남북분단, 미소군정지배, 정부양단, 전쟁, 그리고 국가분단과정에서 우리가 중심이 돼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지 못했다. 백년이 넘도록 주변 4국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한반도 정세를 이젠 우리가 이끌고 운전해야 할 때다. 한반도 생존의 주인은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 비방, 비난, 비관, 냉소, 회의하는 자들에게 묻노라. “묻노니 여러분이시여, 오늘 대한 사회에 주인 되시는 이가 얼마나 됩니까?… 어느 집이든지 주인이 없으면 그 집이 무너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그 집을 점령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느 민족 사회든지 그 사회에 주인이 없으면 그 사회는 망하고 그 민족이 누릴 권리를 딴 사람이 취하게 됩니다.…”<안창호, 『나의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도산 안창호』(지성문화사, 201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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