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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대입 제도

 

 

 

 

 

교육부가 일부 사립대학에 정시 확대를 요청하면서 시작한 대입 전형안 윤곽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의 대입 개편 공론화위원회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현재 중 3년생 대상)으로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1안은 대학이 모든 학과(실기 제외)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전형으로 45% 이상 뽑게 하는 내용이다. 또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되 수시 때 합격을 위해 최소한 받아야 하는 수능 등급 최저기준은 대학이 알아서 정하도록 했다. 2안은 각 대학이 수능·학생부 전형의 비율을 자율로 정하되, 특정 전형에 과도하게 치우치지 않도록 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수능은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수능 최저 기준은 현행보다 강화하지 않는 선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 3안 역시 대학이 자율적으로 전형 간 비율을 정하되, 특정 유형의 전형 방식으로만 모든 학생을 선발하지 못하도록 했다. 수능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2안과 차이가 있다. 4안은 1안과 마찬가지로 수능 전형을 늘리는 동시에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비율의 균형도 확보하는 방안이다. 수능은 상대평가로 치르고, 수능 최저 기준은 대학 자율에 맡긴다.

위 네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토론회를 개최해 8월 초까지 대입 제도 개편 방향을 도출해 대입특위에 넘길 예정이다.

네 가지 안은 모두 수능 시험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현재 의견 수렴 사이트에 올라온 것도 1번 시나리오 지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안에서는 수능 전형 비율을 45% 이상으로 못 박았지만, 매년 수시에서 미달된 비율을 정시로 넘기는 인원이 상당하다. 따라서 1안이 최종 선택되면 실제 수능 성적으로 뽑는 인원은 전체 정원의 50% 안팎이 될 전망이다. 현재 수능 위주의 전형 비율이 전체 대입 정원의 약 20%이니, 상당히 늘어나는 것이다.

현재 고1 학생들은 2015교육과정에 의한 교육을 받고 있다. 이 교육과정은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설계됐다. 스티브잡스와 같은 창의 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문이과 통합 교육을 한다. 학생 참여 수업도 핵심이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 설명만 듣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 토론하고 협동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운다. 과목 편제를 ‘공통과목’과 ‘일반 선택과목’을 학습하고, ‘진로 선택과목’으로 개인별 진로에 맞는 공부를 하도록 했다. 2학년, 3학년에 선택과목을 다양하게 열어놓은 것은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육을 위해서다. 따라서 진로를 찾는 것이 입시 준비의 핵심이다.

교육과정은 이런데 수능 시험을 확대하는 것은 교육과정 따로 평가 따로 가는 정책이다. 대입 제도 개편을 통해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에 올려놓는 것도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근간으로 대입 전형 방법을 설계해야 한다. 교육과정과 평가의 불일치는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사교육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는 부작용을 낳는다.

수능 위주의 선발이 공정하다고 하는데, 공정한 절차가 교육 목표 달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줄을 세우는 평가보다 다양한 소질과 적성을 발굴할 수 있는 학교 수업이 가능한 학생부 중심의 전형에 무게를 둬야 한다. 수능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가는 3차 산업시대의 엘리트 양산 방식이다. 통합 사회, 통합 과목을 배운다고 창의 융합형 인재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교과 시간에 유연한 사고를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능 비중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입 정책을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특위와 공론화위 등을 거치며 결정하는 것도 걱정이다. 급조된 위원회에서 같은 논의를 반복하는 것도 낭비다. 교육부는 대입 정책의 전문가이다. 대학 및 고등학교도 전문가 집단이며 당사자이다. 이런 전문가 집단을 배제한 상태에서 대중의 유불리에 의해 선택되는 대입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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