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재단 관광마케팅팀장

현황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절차는 매우 중요하다. 수명주기(life cycle)가 있는 관광지도 마찬가지다. 관광지의 만족도 조사는 제공하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관광객들의 욕구를 파악하여 향후 프로그램 개선과 신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관광객의 욕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프로그램 개발 등 만족도 조사는 관광객 중심의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 경기도 대표 문화역사유적지인 수원화성도 매년 만족도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2017년도 관광객 만족도 조사결과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방문연령은 30∼40대 층이, 역사 문화체험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92% 정도가 만족하고 있으며 타인 추천의향 92%, 재방문 의향도 80%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관광지 특성상 숙박보다는 당일관광 비중이 83%로 상당히 높았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우수한 관광지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만족도 조사의 이면내용을 좀 더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수원화성의 입장료 지불체계와 관광지 수명주기와 관련된 내용이다.

먼저 입장료 지불체계에 대해 살펴보자. 문화재청(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역사문화유적지 관람요금은 궁은 1천∼3천원, 능원은 1천원 정도 수준이며 무료인 곳들도 많다. 수원화성 입장료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해외국가도 입장료 수준은 매우 다양하다. 각 국가 간 물가나 통화가치 등이 상이 하여 단순히 국가간의 입장료를 단순하게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를 위해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고안한 빅맥지수를 이용하여 비교하곤 한다. 분석결과, 영국의 경우 평균 문화유적 관람료가 빅맥가격의 6.31배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인도 4.76배, 프랑스 3.92배, 중국 2.51배, 타이 2.24배, 터키 2.04배, 일본 1.65배 등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빅맥지수는 0.64배로 유일하게 문화재 입장료가 빅맥 햄버거 가격보다 싸다. 소위 문화유산이라 칭하는 자원은 복지 차원,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개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입장료 수준이 현저히 낮다. 그러나 문제시되는 것은 입장료 가격과 문화재 가치가 비례한다는 관광객의 사고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문화유산을 유료에서 무료로 전환했다가 심각한 시설 훼손 행위와 쓰레기 무단방치, 문화유산과 부속시설 낙서 등으로 낭패를 본 해외사례도 있었다(다시 유료로 전환하였음). 또한 경기도 대표 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평균적인 지불의사금액은 8천754원, 남한산성은 9천814원이라는 기존 연구결과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관광지 수명주기(DLC: destination life cycle)와 관련된 내용이다. 관광지 발전과정의 모델화는 관광학 분야의 지속적인 관심 사항이었으며, 버틀러(Butler)의 진화론적 관광지 수명주기 모델이 대표적인 툴이다. 버틀러의 수명주기는 X축은 시간을, Y축은 관광객 수로 시간이 지남에 따른 개발 정도를 단계별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총 6단계로 탐색(exploration), 개입(involvement), 발전(development), 강화(consolidation), 정체(stagnation), 쇠퇴(decline)이며, S자형 곡선으로 설명된다. 발전단계가 지나면 관광객의 증가가 둔화하는 강화 단계와 침체되는 성숙 단계를 거처 쇠퇴기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수원화성은 1975년도부터 보수, 복원이 시작되었다. 40년을 훌쩍 넘었다. 일반제품의 수명주기(PLC: product life cycle)와 비교한다면 탄생에서 쇠퇴까지 최소 몇 차례는 반복되었을 것이다. 수명 기간이 더 긴 관광지라 할지라도 수원화성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분석해야 한다. 수원화성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에 근간을 이루는 기초자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