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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메르스 공포

국내 첫 메르스 확진 환자는 2015년 5월20일 나왔다. 정부와 병원의 미숙한 방역체계가 빚어낸 재앙의 시작이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메르스 전파는 빨랐다.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이 재차 양성 판정을 받는가 하면 일반적인 잠복기를 훨씬 넘긴 환자도 다수 나타났다. 그런데도 정부는 메르스 발생 초기 감염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 공포를 키우고 희생자가 속출했다.

때문에 병원은 메르스 전파의 온상으로 둔갑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190일간 186명 감염자를 양산하고 이 가운데 38명이 숨졌다. 국가 경제도 휘청거렸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전년 동기 대비 153만명 넘게 줄었다. 관광산업 피해액만 2조6천500억~3조4천억원으로 추산됐다.

그런 가운데 초기에 잘 대처했더라면 ‘독감 수준’으로 차분하게 이겨냈을지도 모를 전염병이, 근거없는 괴담으로 인해 ‘괴질’로 바뀌었고 사회는 한동안 메르스 공포에 떨어야 했다. 국민들에게는 이웃과 접촉마저 피하게 만들고 경기 침체까지 불러온 ‘괴물’로 각인 됐다.

사실 메르스는 감기, 독감과 비슷하며 감염력은 독감 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보다 오히려 낮다. 정상적인 면역력을 가진 사람에게는 감기처럼 지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유독 치사율이 높았던 것은 방역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한몫을 했다. 전염력은 낮지만 치사율은 40%가 넘고, 2003년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15% 정도인 점과 비교해도 상당히 치명적 인데도 늑장대응을 해서 더욱 그랬다.

한반도를 강타했던 메르스가 엊그제 3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의심 환자는 격리치료를 받기까지 승무원에서부터 택시기사, 의료진까지 밀접 접촉자만도 2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며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공포심은 아무런 정보가 없거나 정보가 왜곡될 때 배가된다. 2015년 메르스사태가 남긴 교훈이 하나있다.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 당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두철미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 해야 한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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