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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영원한 산악인들

“왜 산에 오르나”라는 질문은 “왜 사는가”라는 화두처럼 난해하다. 그래서 답을 구하는 자체가 부질없다. 산을 오르는 동기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해답 없는 질문을 계속한다. 이에대해 1924년 6월 에베레스트에서 목숨을 잃은 영국 산악인 조지 맬러리는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Because it is there)”이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산악인이 가장 오르고 싶어하는 산은 아무래도 히말라야가 아닌가 싶다. 히말라야는 세계의 지붕답게 8000m 이상 고봉이 ‘풍요의 여신’이라는 안나푸르나를 비롯 14개나 되서다. 이를 지상의 별로 쳐서 ‘히말라야 14좌(座)’라고 한다. 하지만 이 고봉들은 전문 산악인들에게 조차 쉽게 등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1986년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가 인류 최초로 8,000m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36년 동안 수많은 도전자가 그의 뒤를 이었지만 완등자는 40명 뿐이다. 그중 한국인 완등자는 6명이다. 지난 7월9일 등정에 성공한 김미곤대장을 비롯 고 박영석, 엄홍길, 한왕용, 김재수, 김창호대장 등. 한 국가에서 6명의 14좌 완등자를 배출한 것은 우리나라와 스페인뿐이다. 세계 2위다. 현재 가장 많은 완등자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이탈리아로 총 7명이다.

사실 한 사람이 14개의 8,000m급 거봉을 모두 등정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공기가 희박한 높은 고도와 변동성 큰 날씨, 위험한 루트 등 극복해야 할 요소가 매우 많아서다. 게다가 새로운 루트나 동계 등반, 무산소 등반과 같은 극한 요소까지 더해지면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김창호대장은 이러한 난이도를 모두 극복, 한국인 최초 무산소로 14좌를 모두 정복한 산악인으로 유명하다. 또 히말라야 14좌 최단기간 완등자 (7년 10개월 6일)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그런 그가 엊그제 히말라야산맥 구르자히말을 등반하던 도중 대원 4명과 함께 사망했다.아무도 가지 않은 루트 '한국의 길'을 개척하려던 그들이 산의 품에서 편히 잠들기 바란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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