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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가봤니? 'DMZ 평화정거장' 문 닫기 전에 놀러가자

파주 캠프 그리브스서 이달 말까지
‘DMZ 평화정거장 프로젝트’ 축제

곳곳에 작품 설치된 예술창작전시
주한미군 막사 활용한 역사문화전시
토·일요일 선보이는 거리예술공연 등
DMZ 안보·역사·문화 체험 한번에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 체험도
주말마다 무료 셔틀버스 이용 가능

 

 

 

‘놀아보자! in DMZ’

미군 반환공여지인 파주 캠프 그리브스에선 ‘놀아보자! in DMZ’ 축제가 한창이다.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축제로 DMZ 평화정거장 프로젝트로 명명됐다. 프로젝트는 공연과 전시,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통해 안보·역사·문화·생태자원 등 DMZ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특히 원형 그대로 보존된 미군 건축물과 캠프 그리브스의 역사를 시각적 효과와 다양한 예술창작전시, 거리예술공연 등으로 재해석했다.

프로그램은 ‘거리예술공연’, ‘예술창작전시’, ‘DMZ 탈바꿈 평화한마당’ 등으로 구분된다.

거리예술공연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6개 팀이 토요일 2회, 일요일 1회에 걸쳐 공연을 선보이는 형태다. 퓨전국악, 스트릿댄스, 마술, 거리극 등 공연도 다양하다.

 

 

 

 

상시 운영되는 예술창작전시와 역사문화전시는 미군이 사용하던 막사들을 이용해 만든 전시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우선 역사문화전시는 한국 전쟁과 미군 주둔의 역사, 캠프 그리브스 재생과 복원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이 곳에는 한국 전쟁 등 각각을 테마로한 다큐멘타관도 별도로 마련됐다.

또 예술창작전시를 통해서는 김명범, 박찬경, 정문경, 전보경 작가 외에도 공모를 통해 선정된 5인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다.

각각의 작품은 모두 캠프 그리브스의 건물을 활용해 전시됐다. 퀀셋 막사, 탄약고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예술작품은 물론, 근대 문화유산인 캠프 그리브스까지 감상 가능하다.

DMZ국제다큐영화제를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는 기획전시관도 마련, 영화제의 의미를 담고 있는 다큐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오는 27~28일에는 DMZ평화페스티벌 ‘DMZ탈바꿈 평화한마당’도 펼쳐진다. 27일엔 DMZ탈바꿈콘서트가, 28일엔 DMZ어울림콘서트와 DMZ평화정거장 전시·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투어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캠프 그리브스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50여 년간 미2사단 506 보병대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1997년 미군이 철수한 뒤 2007년 8월이 돼서야 한국 정부에 반환됐다. 2013년부터 안보체험시설 협약을 맺고 안보관광지로 이용되고 있다. 캠프 그리브스는 한국 내 가장 오래된 미군기지 중 한 곳으로 미군의 현대건축양식도 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민간인출입통제선 내에 있는 것이 여느 관광지와 다른 캠프 그리브스만의 특징이다. 다만, 캠프 그리스브스 내 유스호스텔은 단체 관광객에게만 개방된다. 또 민통선 내에 위치하다 보니 일반인의 이용이 자유롭지는 않다.

이번 ‘놀아보자! in DMZ’ 기간에는 가족, 개인 등 관광객이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또 캠프 그리브스는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기도 해 방문객들은 ‘태양의 후예’ 관련 포토존, 막사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는 무료 셔틀버스 이용도 가능하다. 무료 셔틀버스는 평화누리 야외공연장 무대에서 출발 40분전부터 접수를 받는다. 셔틀버스는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오전 10시, 오후 1시, 4시에 탑승하면 된다. 예약 및 프로그램은 홈페이지(http://www.dmzcamp131.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캠프 그리브스 일대가 예술작품…예술창작전시

캠프 그리브스 면적은 약 11만㎡, 이 일대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변했다.

DMZ 평화정거장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이 곳에선 곳곳에 예술창작전시물이 위치, 찾는 이로 하여금 문화와 예술·역사가 어우러지는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캠프 입구부터 펼쳐진 단풍, 숲에 둘러싸여 전시된 작품들은 자연과 예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그 중 캠프 입구 산책로를 활용한 강현아 작가의 ‘기이안 DMZ 생태누리공원’이 눈에 띄었다. 작품은 DMZ에 사는 생물을 상상했다. ‘지뢰탐지 고비식물’이 지뢰를 탐지하면 잎 끝이 빨간색으로 변하고, ‘등털라인 산양’의 몸을 관통하는 검은 선은 북방한계선, 군사분계선, 남방한계선 등을 상징한다.

캠프 탄약고를 이용한 김명범 작가의 탄약고 프로젝트 ‘플레이그라운드 제로’도 전시돼 있었다. 두 개의 탄약고 중 왼쪽 탄약고엔 작가의 ‘놀이터’시리즈가 전시됐다. 이 작품은 탄약고 내의 미끄럼틀과 그네를 통해 전쟁의 상징인 탄약고를 평화와 놀이의 상징으로 승화시켰다. 또다른 탄약고에는 박제된 수사슴이 놓여있었다.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사냥된 흰꼬리 수사슴을 박제해 뿔을 나뭇가지로 확장했다. 이 작품에는 더 이상 DMZ가 전쟁이 아닌 평화와 자연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겼다.

두 작품은 탄약고라는 특별한 장소와 대비되는 메시지를 남겼다. 또 일상적으로 만나는 미끄럼틀과 그네를 보며 언젠간 이곳에서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날을 상상하게 했다.

 

 

 

 

캠프 그리브스 곳곳을 다니다보면 ‘미사일 아이콘’으로 된 도로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무심히 지나치면 자칫 원래 있던 표지판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미사일 금지, 저격 금지 등의 문구를 보면 전쟁이 아닌 평화의 공간으로 변모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정보경 작가의 ‘미사일 금지구역’이다. 작가는 DMZ라는 장소에 오랜 휴전 속 지속된 전시 상황을 투영했다.

박찬경 작가의 미디어프로젝트도 있다. ‘소년병’이란 제목으로 군복을 벗은, 이념을 벗은 사람 자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은 작가의 어머니가 실제 소년병을 만났던 경험이 모티브가 됐다. 영상이지만 장면 하나하나를 이어 붙여 소년병의 모습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디지털과 결합한 작품도 있었다. 시리얼타임즈의 ‘117kb’이다. DMZ는 전쟁이자 평화를 의미하는 역설적인 장소에서 지뢰찾기 게임을 한다. 전쟁과 게임이라는 상반된 속성 속에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야 작품이 완성된다. 몸을 움직여 화면 속 지뢰를 찾다 지뢰가 나타나자 날카로운 소리가 퀀셋 막사를 가득 채웠다. 소리는 실제 지뢰 폭파 후 나타나는 이명 소리를 재현해 둔 것이었다. 현재는 평화로운 장소가 된 DMZ가 과거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는 걸 다시한번 상기했다.

이외에도 유명 예술가 김명범, 박찬경 작가의 작품은 물론, 다양한 예술작품 16점이 전시돼 있었다. 작품마다 의미를 생각하며 감상하다보니 우리의 현실이 어느 때보다 마음 속 깊이 와 닿는 시간이었다.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역사문화전시

‘역사문화전시’에선 한국전쟁과 캠프 그리브스의 역사, 남북관계 등을 엮었다.

3개로 이루어진 다큐멘타관은 미군이 사용하던 임시 숙소인 ‘퀀셋 막사’를 리뉴얼 했다. 원형 그대로 보존된 퀀셋 막사와 내부 화장실과 샤워실, 저장고와 보급소, 중대사무실 등이 그대로 활용됐다.

1관에선 ‘한국전쟁과 DMZ 그리고 평화를 위한 발걸음’으로 전시가 열렸다. 한국전쟁의 역사를 숫자 통계로 만나볼 수 있었다. 248 : 비무장 지대 총길이, 132124 : 대한민국 이산가족 수 등 숫자를 통해 한국전쟁을 되새길 수 있었다. 또 한국전쟁을 개괄적으로 만날 수 있는 섹션, 정전협정에 관련된 섹션은 물론, 종전과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섹션도 볼 수 있었다.

2관 ‘한국전쟁과 미군의 한반도 주둔’에선 전쟁 중 파주·문산 지역 사람들의 일상과 미군의 일상을 보여준다. 전쟁 중에도 이어진 삶의 모습을 조명을 이용한 사진전시를 통해 볼 수 있다. 또 영상, 전시물을 보존된 화장실과 샤워실에 배치해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는 일상의 모습과 더불어 순직 미군의 명단도 함께 전시돼 있었다.

‘캠프 그리브스의 기억과 재생’을 담은 3관은 이곳에 주둔했던 미군의 역사를 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캠프 이름이 그리브스인 이유가 미국 남북전쟁 때 동료 기병을 구하기 위해 아파치(인디언) 무리를 물리쳤던 클린턴 그리브스 하사를 기리기 위한 것임을 이곳에서 알 수 있었다. 중대본부 사무실과 내무반 등을 복원해 당시 미군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관객과 공연이 하나로…거리예술공연

캠프 그리브스를 찾는 관광객에겐 토요일 2회, 일요일 1회 거리공연을 즐길 수 있다.

거리공연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6팀이 번갈아가며 공연을 진행된다. 먼저 악기를 주제로 2가지 공연이 펼쳐진다.

최성욱 씨의 ‘색소폰으로 들어보는 대중음악’은 친숙한 가요나 드라마 OST를 퓨전 재즈로 감상할 수 있다. 또 문지윤 씨의 ‘열려라 DMZ’는 첼로 연주 등 다양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2팀의 댄스 공연도 잇따른다. 스트릿댄스 크루 레이디바운스의 ‘Ladies Make People Bounc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역동적인 스트릿댄스를 DMZ에서 감상할 수 있다. 콘텐츠몬스터도 ‘펑키쇼 : 스트릿버라이어티’라는 주제로 화려한 스트릿댄스를 선보인다.

인형극과 마술도 마련, 배낭 속 사람들은 ‘변신’이라는 제목으로 이동형 인형 거리극을 준비했다.

마술사 전성훈 씨는 ‘매직키드’라는 제목으로 공중부양, 깃발 마술, 변검 등 신기한 마술 공연을 펼친다.

공연은 토요일 11시 20분, 13시 20분과 일요일 13시 20분에 매회 30분씩 진행된다. 오는 27일은 마술공연이, 28일에는 첼로 공연이 준비돼 있다.

/글·사진=임하연기자 lft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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